[이슈+] 국내 게임업계, '한 달에 한번 꼴' 인수합병…타깃은 '인재'
국내 게임업계가 빠른 속도로 재편되고 있다. 1000만원대 지분 투자부터 수 천억원대 인수합병(M&A)까지 다양하다.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우수 인력 확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게임업계는 지난해 11건의 인수합병에 이어 올해 5건을 진행했다. 한 달에 한 번꼴로 인수합병이 이뤄진 셈이다. 소규모 지분투자까지 합치면 10건을 넘는다. 국내외 개발사에 투자하거나 개발 자회사를 중심으로 조직을 정비하는 수준이다.

지난해 대표적인 인수합병은 넷마블의 카밤(미국 개발사) 인수(8300억원)와 더블유게임즈의 더블다운인터랙티브(미국 개발사) 인수(9400억)다. 또 라인이 라인게임즈 설립과 넥스트플로어 인수를 추진한 후 루프탑게임즈(유통 자회사)와 합병한 것도 눈에 띄는 변화였다.

올해는 넥슨의 넷게임즈(모바일게임 개발사) 자회사 편입(1450억원), 블루홀의 레드사하라스튜디오(모바일게임 개발사) 자회사 편입 등이 있었다. 방탄소년단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 대한 넷마블의 2000억원 투자는 이종산업과의 제휴로 눈길을 끌었다. 최근에는 넥스트플로어의 락스퀘어(스타트업 개발사) 지분투자도 있었다.

중견업체들도 투자에 적극적이다. 카카오게임즈, 컴투스, 펄어비스 등은 "다양한 인수합병 기회를 찾고 있다. 매출 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주식 시장 상장(카카오게임즈)을 검토하고 지분투자를 위한 현금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업체들이 투자에 적극 나서는 이유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창의적인 결과물을 확보해야 하는 업계 특성상 중소 개발사에 대한 투자와 인재 확보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조직 개편과 함께 외부 투자에 집중하는 이유다.

개발사와 퍼블리셔(서비스 업체)로 이뤄진 산업 특성도 투자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중견게임사 관계자는 "개발 인력으로 구성된 중소 개발사들은 안정적인 퍼블리셔를 원하는데 반해 대형 퍼블리셔는 소규모 개발사들의 창의적인 결과물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역대 최대 실적이 계속되는 만큼 인수합병은 앞으로도 활발히 일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전체 매출의 70%를 견인하는 3N(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은 지난해 6조4822억원(매출)을 벌었고, 중견업체들도 신작을 앞세워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국내 게임산업은 지난해 6.2%, 올해 4.4% 성장한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게임시장 규모는 11조원을 돌파하면서 대표 콘텐츠 산업으로 자리잡았다. 매출이 늘어나는 만큼 투자와 신규 인력을 채용하는 건 당연한 결과"라며 "인수합병과 지분투자가 활발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결국은 우수한 인력을 확보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라 말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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