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세 알파에이지 시대 선도하는 헬스케어 플랫폼 기업 될 것"
유전자 분석, 병원 의무기록, 라이프 로그 등 의료 빅데이터가 모이는 구심점으로서 헬스케어 플랫폼 기업을 표방하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 의료 빅데이터 관련 시장은 2015년 85조원에서 2020년 223조원으로 커질 전망이다. 의료 빅데이터는 신약 개발과 정밀의료를 가능하게 할 원천으로 여겨지고 있다.

'마이23헬스케어'도 의료 빅데이터의 가치에 주목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가운데 하나다. 지난해 9월 회사를 창업한 함시원 대표(사진)는 "의료 빅데이터가 흘러드는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헬스케어 플랫폼 기업을 만들기 위해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함 대표는 홍보대행사 함샤우트를 29세에 설립해 매출액 120억원의 업계 3위 기업으로 키운 홍보 전문가다. 그는 여태까지 300개가 넘는 업체의 홍보 전략을 짜봤다고 했다. 그런 그가 헬스케어 사업에 뛰어든 이유는 무엇일까.

"대학에서 생물학을 전공해 이 분야에 원래 관심이 많았어요. 헬스케어 기업 홍보를 대행하면서 관련 지식도 쌓았죠. 헬스케어 기업이 꼭 기기를 개발하거나 자료를 분석할 필요는 없다고 봐요. 홍보 영역 전문성을 바탕으로 고객을 끌어들여 의료 빅데이터가 오가는 장을 마련하는 일이 제가 할 수 있으면서도 성장성이 큰 사업이라고 생각했어요."

마이23헬스케어는 유전자 분석 서비스와 영양 균형 검사, 체성분 분석기를 통해 수집한 생체 정보로 개인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을 표방하고 있다. 이를 위해 테라젠이텍스와 업무협약을 맺고 모발 영양 검사 기술을 개발한 한국티이아이를 인수하는 등 보폭을 넓히고 있다. 또 앱(응용프로그램)과 연동되는 체성분 분석기 '셀리나'를 제조·판매하고 있다.

현재 테라젠이텍스를 통해 유전자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는 병의원은 200여 곳, 한국티이아이를 통해 모발 영양 검사를 하는 병의원 1000여 곳이다. 추후 장내세균 검사 기관으로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함 대표는 이렇게 의료 데이터가 들어올 수 있는 통로를 구축한 다음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고객의 데이터와 암호화폐를 교환하는 시스템인 '알파콘'을 추진하고 있다. 그는 "우리 서비스를 이용할 때 데이터를 양도하겠냐고 사전에 의사를 묻고 찬성하는 사람에 한해 암호화폐를 지급할 계획"이라며 "블록체인 기반 헬스케어 빅데이터 플랫폼을 통해 개인에게 자기 데이터의 소유권을 줘 저장, 유통, 활용에 대한 권리를 자유롭게 행사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했다.

고객은 자기 데이터를 공유하는 대가로 받은 암호화폐로 마이23헬스케어 및 협력 기관이 제공하는 서비스와 제품을 구매해 개인 맞춤형 건강 관리를 받을 수 있다. 함 대표는 "알파콘 시스템을 병의원 등으로 지속적으로 확대해 암호화폐의 가치를 높일 것"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 싱가포르에 법인을 설립하고 이번 달부터 ICO(암호화폐공개: 사업자가 암호화폐를 발행하고 이를 투자자에게 팔아 자금을 확보하는 것)를 진행하고 있다. 목표 금액은 300억원이다. 알파콘은 내년 상반기 개시될 예정이다.

함 대표는 "헬스케어 분야는 특별한 기술이 없으면 비즈니스가 아니라고 얘기하는데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며 "모든 사람이 자기에게 최적화한 맞춤형 건강 솔루션을 바탕으로 120세를 살 수 있는 알파에이지 시대를 선도하는 헬스케어 플랫폼 기업이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