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JPL) 연구원들이 화성 탐사로봇 큐리오시티를 화성 표면에 착륙시킨 뒤 환호하고 있다.  /JPL 제공
미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JPL) 연구원들이 화성 탐사로봇 큐리오시티를 화성 표면에 착륙시킨 뒤 환호하고 있다. /JPL 제공
탁월한 연구 성과를 내는 세계적 연구소들은 연구원의 창의성을 증진할 여러 가지 방법을 찾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솔크생물학연구소는 미국 내에서도 독립적이고 진취적인 생물학 연구를 하는 기관으로 꼽힌다. 이 연구소가 배출한 노벨상 수상자만 6명이다. 2009년 사이언스워치는 신경과학과 행동연구 분야에서 세계 1위 연구소로 평가했다.

솔크연구소는 독특한 건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3m에 달하는 연구실 천장 높이. 일반적인 건물의 천장(2.4~2.7m)보다 높게 지어졌다. 소아마비 백신을 개발한 연구소 설립자 조너선 솔크 피츠버그대 교수의 특별한 주문에 따른 것이다.

솔크 교수는 1960년 연구소를 지으면서 최고 건축가인 루이스 칸 예일대 교수에게 오래된 성당에서 자신의 연구 아이디어가 떠오른 점에 착안해 “천장이 높은 곳에서 창의적 아이디어가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솔크 교수의 말은 맞았다. 미네소타대 연구진은 2008년 천장 높이가 인간의 창의력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실험으로 증명했다. 사람들에게 천장 높이가 각각 다른 방에서 문제를 풀게 했고, 천장이 높은 방에서 창의적인 문제 해결력이 높아진다는 결과를 얻었다.

미국의 무인 우주탐사를 주도하는 미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JPL)는 자유로운 토론 문화를 조성해 난제 해결에 나서는 대표적 기관이다. 최소 수년에서 수십 년이 걸리고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우주탐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문제를 해결하려면 토론 문화를 보장해야 한다는 기본철학이 연구소 설립 초기부터 적용됐다.

2012년 화성 탐사로봇 큐리오시티는 앞서 화성에 착륙을 시도한 다른 탐사로봇과는 다른 착륙 방식을 택했다. 이전까지만 해도 화성에 탐사로봇을 착륙시키는 데 에어백이나 낙하산, 역추진 로켓을 활용하는 방식을 활용했다. 하지만 착륙 성공률은 41%에 머물렀다.

JPL 연구원들은 25억달러(약 2조8000억원)를 투입해 개발한 탐사로봇을 성공적으로 착륙시키기 위해선 다른 방식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나이와 직급을 초월해 아이디어를 모았다. 탐사로봇이 착륙 과정에서 충돌해 망가지지 않도록 탐사선에서 로봇을 실은 착륙선을 분리해 크레인으로 천천히 내려놓는 스카이 크레인이란 방식을 처음 도입하기로 했다.

연구원들이 낸 아이디어는 모험적이었지만 큐리오시티를 안정적으로 착륙시키는 역할을 했다. JPL은 신입 연구원에게 자유로운 토론과 상상력이 완벽하게 작동한 성공적인 사례로 큐리오시티 착륙을 소개한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