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G7 씽큐 추정 이미지
LG G7 씽큐 추정 이미지
LG전자의 상반기 전략 스마트폰이 'G7 ThinQ(씽큐)'로 확정됐다. 신제품은 내달 2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메트로폴리탄 웨스트에서 공개된다. 이로써 대표 프리미엄 브랜드 'G'시리즈는 명맥을 이어가게 됐다. 브랜드 변화를 두고 말들이 많았지만 결국 LG전자는 '변화'보다 '안정'에 배팅한 셈이다.

이를 둘러싼 부정적 시선이 적지 않다. 스마트폰 혁신을 포기했냐는 말까지 나온다. 그러나 LG전자의 현 상황을 들여다보면 결코 예단할 일이 아니다. 철저히 스마트폰 사업 부흥을 위한 선택이어서다.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부는 2년 넘게 적자를 내고 있다. 매년 상하반기마다 새로운 컨셉의 제품을 내놨지만 적자만 불었다. 이 기간동안 LG 스마트폰의 신뢰도는 추락했고 철옹성같던 조준호 사장 체제도 무너졌다.

혁신 제품을 출시할수록 적자만 늘어나는 기업이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뭘까. 흑자를 위해 무리해서라도 새로운 컨셉의 신제품을 내놔야 할까. 그렇게 해서 규모의 불경제 효과까지 떠안아야 하는걸까.

이런 의미에서 LG전자의 이번 선택은 최선이다. G7 씽큐를 통해 기존에 있던 브랜드를 최대한 유지하면서 안정을 찾아가는 게 우선이기 때문이다. G7 씽큐는 스마트폰 본질에 집중한 제품이다. 기본 기능에 충실하면서 AI 기능 강화로 편의성을 보탰다. 최근 LG전자가 사후지원 강화를 위해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센터를 연 것도 같은 맥락이다. 눈에 띄는 차별성은 없다 쳐도 전작인 G6보다 많이 팔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최근 MC사업부는 지속적으로 적자를 줄이고 있다. 적자폭은 지난해 7000억원대에서 올해 4000억원대로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황정환 MC사업본부장(부사장)이 주도하는 체질 전환의 결과다.
최근 MC사업부는 지속적으로 적자를 줄이고 있다. 적자폭은 지난해 7000억원대에서 올해 4000억원대로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황정환 MC사업본부장(부사장)이 주도하는 체질 전환의 결과다.
새 브랜드에는 그에 걸맞는 새 기술이 따라와야 한다. 소비자에게 강렬한 첫 인상을 심어줄만한 차별화가 필수란 얘기다. 하지만 이 경우 폼팩터(Form Factor)와 디자인 변화에 따른 고비용을 감수해야 한다. 게다가 실패하면 수익은 악화되고 새 브랜드마저 고사될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 기업 입장에서 이만한 리스크도 없다. LG전자 MC사업부 같은 경우엔 더 그렇다.

최근 MC사업부는 지속적으로 적자를 줄이고 있다. 적자폭은 지난해 7000억원대에서 올해 4000억원대로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황정환 MC사업본부장(부사장)이 주도하는 체질 전환의 결과다. LG전자가 올 1분기 신제품 대신 지난해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인 ‘V30’의 파생폭 격인 V30S 씽큐를 내놓은 것도 이에 대한 연장선상이다.

LG전자는 지금부터 냉정을 유지해야 한다. 자칫 과욕으로 브랜드를 바꾸고 확실한 준비없이 혁신을 시도한다면 흑자전환은 꿈이 될 수도 있다. 차근차근 적자를 줄여가며 최적의 시기에 한방을 노리는 게 맞다. 끊임없는 연구개발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인고의 시간을 거친 멋들어진 신제품 하나면 된다. 그게 아직도 LG 스마트폰을 기다리는 고객들에게 보답하는 길이다.

이진욱 한경닷컴 기자 showg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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