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제약·바이오주 '신약 상업화' 모멘텀… 바이오시밀러 종목도 투자 매력
작년 5월 한미약품과 글로벌 제약기업인 얀센의 당뇨 및 비만치료제 HM 12525A의 새 임상 1상이 시작된 뒤 제약·바이오업종은 반등을 지속했다. 올초에만 코스닥지수 대비 상대수익률 31%를 기록했다. 단기간에 제약·바이오업종 주가가 급등하면서 우려의 목소리 또한 커지고 있다. 그러나 작년 제약·바이오 섹터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돼 온 과정을 돌이켜보면 식지 않는 인기에는 이유가 있다.

한미약품이 얀센에 기술수출한 당뇨 및 비만치료제와 사노피에 기술수출한 당뇨치료제 파이프라인 두 건의 임상이 재개되며 해당 파이프라인에 대한 가치가 재평가된 것이 시작이다. 9월 이후부터는 셀트리온의 유가증권시장 이전 상장이 검토되며 제약·바이오업종 시총의 40%를 차지하는 바이오시밀러업종이 주가 상승을 주도했다. 10월에는 코스닥시장 활성화 방침이 발표되면서 정부 정책 기대까지 더해졌고, 유망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종목들이 본격적인 재평가 구간에 진입했다. 신라젠의 파이프라인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졌으며, 12월에는 시장의 기대가 컸던 제넥신과 한올바이오파마 등의 라이선스아웃(기술 수출)까지 일부 발생해 시장의 눈높이를 충족시켜줬다.

지난해 말부터 코스닥시장 활성화 기대로 코스닥지수가 대폭 상승한 데다 주요 바이오 기업이 올해 다수의 호재를 갖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제약·바이오 투자심리는 여전히 긍정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제약·바이오 종목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을 산정하는 데 파이프라인(신약 후보 물질) 가치를 적극 반영하는 추세는 더 뚜렷해질 것이다. 최근까지 바이오업종의 주가 상승을 이끌던 종목들은 유망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종목이 대부분이었다. 올해는 다수의 파이프라인이 상업화에 성공함으로써 시장 기대를 충족하는 결실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업종과 보툴리눔톡신 업종은 신제품 출시 및 시장 확대를 통해 지속적으로 파이프라인의 상업화 모멘텀을 이어갈 것이다. 셀트리온은 올해 중반 유럽 시장에서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인 허쥬마 출시를 앞두고 있다. 메디톡스는 중국 시장에서 보툴리눔 독소 제제인 메디톡신의 정식 허가를 신청했다.

상업화를 통해 연구개발 역량을 새롭게 검증하는 기업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녹십자의 혈액제제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IVIG-SN)은 지난해 말 캐나다 공장 준공에 이어 올해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아 상업화 단계에 진입할 예정이다. 또 한미약품과 스펙트럼의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는 올 하반기에 허가를 신청해 내년 제품 출시를 목표로 상업화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티슈진과 코오롱생명과학의 무릎 골관절염 치료제 인보사 역시 상업화 모멘텀이 기대되는 사례다. 인보사는 국내에서 지난해 11월8일 출시되며 빠르게 상업화를 이뤘다. 미국에서는 오는 4월 3상 진입을 앞두고 있다. 국내 출시 경험을 기반으로 미국에서의 임상 및 상업화 성공 가능성 또한 높다는 점이 특히 긍정적이라고 판단된다.

제약·바이오산업 내 기대가 큰 파이프라인들이 지속적으로 결실을 보는 가운데 가장 주목해야 할 종목은 셀트리온이다. 셀트리온은 지난달 9일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 상장해 크게 주목받았다. 셀트리온의 높은 성장성에 수급 개선 효과까지 더해지며 셀트리온그룹에 대한 기대감은 더 높아지고 있다. 셀트리온이 출시할 예정인 제품들의 성장성이 매우 높고, 모멘텀의 가시성이 더 뚜렷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셀트리온 주가는 지금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내년을 전후로 셀트리온은 기존보다 더 큰 폭의 고성장 구간으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 하반기에만 유럽지역 허쥬마 출시와 미국에서 리툭산의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 출시를 앞두고 있다. 내년 이후에도 다수의 신제품 출시가 예정돼 있어 시장 확대 효과는 더 커질 전망이다.

국내 바이오시밀러업종의 전반적인 성장성 또한 크다고 판단된다. 바이오시밀러업종은 지난해 주가 흐름에서 확인했듯이 고성장 모멘텀을 공유하고 있다.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삼성바이오로직스 세 종목 모두 각 분야의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유럽시장과 미국 시장에서 선발주자로서 앞다퉈 허가를 받고 있다. 세계적으로 급증하는 바이오시밀러 수요에 맞춰 안정적인 공급 역량과 원가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모두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 또한 장기적 투자 매력도를 높이는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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