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북미 출하량 감소…애플·삼성 직격타
세계 스마트폰 시장 위축에도 후발업체 맹추격
스마트폰 양대 시장 나란히 역성장… "교체주기 길어져"
세계 스마트폰 양대 시장인 중국과 미국이 지난해 나란히 역성장(대수 기준 규모)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체주기가 길어지면서 단말 판매가 감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시장 위축에도 제조사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여 애플과 삼성전자 등 선두업체의 고민이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 중국 출하량 4.9%↓…8년 만에 '역성장'
7일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세계 휴대전화 출하량 중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중국에서 작년 스마트폰 판매량이 4억4천430만대로 2016년(4억6천730만대)보다 4.9% 감소했다.

중국 스마트폰 판매량이 감소한 것은 2009년 이후 8년 만이다.

주요 제조사 중 600달러(약 64만8천원) 이상 고가폰 시장을 주도하는 애플의 판매량이 8.3% 급감하며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애플은 화웨이, 오포, 샤오미 등 중국 업체에 밀리며 5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5위권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스마트폰 양대 시장 나란히 역성장… "교체주기 길어져"
애플의 부진에 대해 IDC는 "신형 아이폰X(텐)이 아이폰의 매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됐지만 대부분 중국 소비자에게는 여전히 구매하기 어려운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판매량 감소는 대표적인 성장 시장으로 꼽히던 중국도 포화 상태에 도달했다는 관측을 뒷받침한다.

감소의 배경으로는 길어진 교체주기가 꼽힌다.

시장조사업체 칸타월드패널의 지난해 조사에서 중국 도심지역의 스마트폰 교체 주기는 2013년 18.6개월에서 2016년 20.2개월로 늘었다.

작년에는 교체주기가 더욱 길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 북미도 역성장…세계 시장 위축 전망
세계 1위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인 북미도 감소세로 돌아섰다.

SA(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작년 북미 스마트폰 출하량은 1억7천50만대로 2016년(1억7천470만대)보다 2.4% 감소했다.

선두업체들의 부진이 전체 출하량을 끌어내렸다.
스마트폰 양대 시장 나란히 역성장… "교체주기 길어져"
1위 업체인 애플이 2.4% 감소했고, 2위 삼성은 2.6% 줄었다.

반면 3위 LG와 4위 ZTE는 각각 6.6%, 9.2% 증가했다.

SA는 중국과 북미 등 양대 시장의 부진으로 작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이 1% 늘어나는 데 그친 것으로 추정했다.

올해도 세계 시장 수요가 추가로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미 성수기로 꼽히는 작년 4분기부터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SA 조사에서 작년 4분기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보다 9%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분기 기준으로 최대 감소 폭이다.

중국 시장 출하량이 16% 줄어든 영향이 컸다.

대만 유안타(元大)증권의 샘 가오 연구원은 올해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이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포화와 최신 스마트폰 가격 상승 때문에 2%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양대 시장이 역성장하면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려는 제조사들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양대 시장 위축에도 화웨이·오포·비보 등 후발업체들이 꾸준히 점유율을 늘리고 있어 애플과 삼성 등 선두업체는 새로운 전략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