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이 개발 중인 램시마 피하주사(SC)제형이 뜻하지 않은 호재를 만났다. 암젠과 애브비의 휴미라 특허 분쟁 합의로 램시마 SC제형의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란 분석이다.

11일 외신 등에 따르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암젠은 애브비와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를 유럽에서 내년 10월16일에, 미국에서 2023년 1월31일에 출시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애브비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의 개발사다. 애브비는 암젠이 출시하는 휴미라 바이오시밀러에 국가별 특허 사용권을 제공하기로 했다.

휴미라는 지난해 161억달러(약 18조원)의 매출을 올린 세계 1위 바이오의약품이다. 2016년 애브비 매출의 63%를 차지했다. 애브비는 100개 이상의 미국 특허로 경쟁약의 출현을 방어하고 있는 상황이다.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암제비타'를 개발한 암젠은 미국 식품의약품(FDA)으로부터 판매 허가를 받았고, 애브비는 지난 8월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었다.

양사의 합의로 애브비의 특허 보호 능력 및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개발사들의 한계가 확인됐다는 평가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에 따라 휴미라 시장을 잠식할 것으로 예상되는 램시마 SC제형의 성공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램시마 SC제형은 2019년 하반기 이후 미국에서 판매될 예정인데, 애브비가 2023년 1월까지는 휴미라 바이오시밀러의 시장 진입을 봉쇄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류머티즘 관절염, 강직성척추염, 건선 등 자가면역질환에 쓰이는 'TNF-알파' 억제제는 현재 휴미라 엔브렐 레미케이드 등이 과점하고 있다. 레미케이드는 정맥주사제고, 휴미라와 엔브렐은 SC제형이다. 엔브렐의 미국 특허는 2028년 종료된다.

정맥주사 방식은 투여에 보통 2~3시간이 걸리고 병원 입원이 필요하다. 반면 피부 아래 지방층에 주사하는 SC제형은 약 5분이면 투여가 가능하며, 환자 스스로 주사할 수 있다. 이러한 편의성 때문에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인 램시마의 SC제형이 출시되면, 휴미라 및 엔브렐 시장을 잠식할 것이란 분석들이 나온다.

이 경우 램시마의 시장은 기존 레미케이드가 점유하고 있는 9조원대에서, TNF-알파 억제제 전체인 30조원 이상으로 확대될 것이란 예상이다. 다만 램시마 SC제형이 기존에 휴미라와 엔브렐을 처방받고 있는 환자에게도 적용되려면, 교차 임상 등을 통해 추가적인 신뢰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암젠,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2023년 출시…램시마SC 기대감↑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