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을 "오만하다"고 비판했던 이재웅 다음 창업자(사진)가 "공정위의 대기업 규제 자체를 비판한 게 아니다"며 해명에 나섰다.

이 창업자는 11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공직자가 이해진 네이버 이사를 짧게 만나봤는데 '미래비전이 없다'고 비평한 행위를 비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재웅 다음 창업자. / 사진=한경 DB
이재웅 다음 창업자. / 사진=한경 DB
그러면서 "맨몸에서 시작해 의미있는 기업을 키워낸 기업가들이 우리 사회에서 너무 존중받지 못하다는 생각에서 화가 나 얘기하다보니 문제가 생겼다"며 "오만'이라는 단어를 쓴 것도 그렇고 상세한 해설을 하지 않은 것은 내 잘못"이라고 했다.

이 창업자가 문제 삼았던 김 위원장의 발언은 지난 7일 모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전해졌다. 김 위원장은 "이 전 의장은 스티브 잡스처럼 우리 사회에 미래 비전 같은 걸 제시하지 못했다"며 "이 전 의장과 짧은 대화를 했지만 그런 점에서 아쉬움을 느꼈다"고 말했다.

인터뷰가 보도된 이후 이 창업자는 지난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 위원장이 지금까지 얼마나 대단한 일을 했고, 앞으로 얼마나 대단한 일을 할지 모르겠다"며 "정부 도움 하나 없이 한국과 일본 최고의 인터넷 기업을 일으킨 기업가를 이렇게 말하는 것은 오만이라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고 썼다.

이 창업자의 글은 온라인에서 논란을 일으켰고 해당 발언은 매체들을 통해 보도됐다. 그러자 그는 '오만'이라는 단어를 '부적절'로 수정했고 해명글을 올렸다.

이해진 전 네이버 이사회 의장. / 사진=한경 DB
이해진 전 네이버 이사회 의장. / 사진=한경 DB
그는 이날 해명 글에서 "네이버나 넥슨, 카카오가 준대기업집단에 지정된 것에 대해서 불만을 갖고 있지 않다"며 "IT기업이라도, 벤처에서 출발한 기업이라도 일정규모 이상이 되면 그에 따른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 정부의 감독이나 감시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내가 답답해 하는 것은 총수 지정과 임원이 대주주인 기업이 대기업 계열사로 편입되는 부분"이라며 "변대규 네이버 이사회 의장은 네이버의 기업지배구조를 투명하고 총수 없는 구조로 바꾸겠다고 참여했을 텐데, 그렇게 만들기 위한 이해진 이사의 결단의 결과가 총수 지정과 휴맥스 계열사의 네이버 계열사 편입이라는 것은 정말 황당하다"고 덧붙였다.

이해진 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은 지난달 중순 공정위를 찾아가 "네이버는 다른 재벌과는 지배 구조가 다르다"며 총수 없는 대기업 지정을 요청했다. 당시 그는 김 위원장과 실무진을 직접 만나 자신을 총수로 지정하지 말아달라고 설득했다. 그러나 공정위는 지난 3일 네이버를 자산 5조원 이상의 공시대상기업집단(준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하고, 이 전 의장을 기업을 지배하는 동일인(총수)으로 지목했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