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암병원이 다국적 제약사 노바티스와 신약 개발 초기 단계부터 손 잡는다. 신약 개발 이후의 판매수익에 관한 권리도 나눠 갖는다.

연세의료원은 연세암병원이 노바티스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중개연구 허브(Hub)센터’로 지정됐다고 31일 발표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최초다. 다국적 제약사들은 여태껏 신약 후보물질의 선정과 필요한 전임상연구를 UCLA, 하버드대 등 미국이나 유럽의 유명 대학연구소와 부속병원에 대부분 맡겨왔다.

노바티스가 이례적으로 연세암병원을 중개연구 허브센터 지정한 것은 연세암병원의 연구 인프라와 연구성과를 높게 평가했기 때문이다. 조병철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7년 전부터 노바티스와 연구협력을 하면서 그들이 만족해 할 만한 연구역량과 연구성과에 대한 신뢰를 쌓았다”며 “노바티스 담당자들이 센터 지정을 앞두고 연구시설 점검을 위해 연세암병원을 찾았을 때도 높은 점수를 줬다”고 말했다.

이번 중개연구 허브센터 지정에 따라 연세암병원은 폐암 치료제 후보물질에 대한 전임상연구 단계부터 참여하게 된다. 동물실험 및 세포실험을 통해 인체 독성여부 검증과 치료효과를 살필 예정이다. 또 전임상단계를 통과한 폐암 치료제 후보물질에 대한 국내 및 아태 지역 환자 대상의 임상연구계획을 수립하고 그 연구진행을 총괄하는 핵심 역할을 맡게 된다. 임상시험을 거쳐 판매 허가를 받은 신약에 대해서는 노바티스와 권리를 나눠 갖게 돼 연세암병원도 신약 판매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연세암병원은 노바티스와 폐암을 비롯한 다양한 난치성 고형암에 대한 새로운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검증과 최신 항암 표적세포치료제 개발을 위한 공동 연구에 들어간다. 연세암병원에서는 종양내과의 조병철, 김혜련, 홍민희 교수팀과 유한-연세 폐암연구소의 표경호 박사팀이 주도적으로 노바티스와 협력할 계획이다.

조 교수는 “여태까지는 바티스의 연구 하청을 해오던 격이라면 앞으로는 대등한 파트너로 함께 연구에 참여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지정으로 노바티스와 공동 연구 과정이 간소화되고 그들이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 연구 데이터를 공유받을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