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삼성전기·삼성SDI·LG이노텍, 아이폰8에 부품 공급

애플이 아이폰 출시 10주년 기념작으로 '아이폰8'(가칭)을 선보일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아이폰8에 부품을 공급하는 국내 IT(정보기술)·전자업체도 수혜를 볼 것으로 보인다.

6일 전자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아이폰8은 플렉시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을 채용하고 증강현실(AR) 기능을 탑재하는 등 애플이 심혈을 기울인 회심작이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아이폰8 출시를 계기로 애플, 삼성전자 등 글로벌 IT 업체들은 하드웨어 성능 향상을 통한 차별화 경쟁을 본격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7억대 이상의 아이폰 잠재 교체수요가 2017년 아이폰8과 2018년 아이폰9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삼성전자도 하드웨어 스펙(사양) 업그레이드를 강화할 것으로 기대돼 고사양 부품 증가가 2018년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관심 끄는 '아이폰8'…국내 전자업계도 반사이익 기대
증권가와 전자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LG이노텍, 삼성전기, 삼성SDI 등이 아이폰8에 주요 부품을 공급하면서 아이폰 판매 호조에 따른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점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애플과 경쟁자이지만, 전 세계 메모리 반도체 업체 중 1위인 만큼 D램, 낸드플래시 등을 애플에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번에 아이폰에 처음 채택되는 OLED 패널도 전량 삼성디스플레이 제품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에 쓰이는 중소형 OLED 패널 시장을 95% 이상 차지해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LG이노텍은 예전부터 애플에 듀얼카메라를 공급해왔다.

아이폰8에도 LG이노텍의 듀얼카메라가 탑재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스마트폰 기판도 일부 공급한다.

여기에 더해 특히 아이폰8에는 LG이노텍의 '3D(3차원) 센싱 모듈'이 채택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3D 센싱 모듈은 피사체의 깊이와 움직임을 인식하는 카메라로, 증강현실(AR) 기능을 구현하는 데 필수 부품이다.

삼성전기는 반도체용 패키지 기판과 MLCC(적층 세라믹 캐패시터) 같은 부품을 공급해오던 것에 이어 이번에는 RFPCB(경연성 인쇄회로 기판)도 공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판은 이름처럼 딱딱한 기판과 구부러지는 기판을 결합한 것인데, OLED 디스플레이에 들어간다.

삼성전기가 이 부품을 삼성디스플레이에 공급하면 삼성디스플레이가 OLED 패널을 완성해 애플에 납품하는 형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기는 지난달 말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 때 "OLED용 RFPCB를 본격 양산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삼성SDI 역시 아이폰8에 OLED의 소재 중 하나인 녹색인광 재료를 공급할 것으로 업계에 알려져 있다.

디스플레이는 빛의 삼원색인 빨강, 초록, 파랑을 섞어 색을 표현하는데 그중 녹색 빛을 내는 인광을 공급한다는 것이다.

아이폰8에 쓰일 소형 배터리도 일부 삼성SDI가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국내 부품업체들이 세계 정상급의 경쟁력을 가진 분야가 있는 만큼 스마트폰의 하드웨어 스펙 경쟁이 본격화하면 이들이 반사이익을 누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sisyph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