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 커진 스마트홈 경쟁

13~15인치 터치 스크린, 마이크로폰·스피커도 갖춰
구글홈·아마존에코와 경쟁

SKT '누구'·KT '기가지니', 금융·유통 등 생태계 확대
인공지능(AI) 스피커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아마존(에코), 구글(구글 홈) 등이 음성으로 작동하는 AI 스피커를 내놓은 가운데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체 페이스북도 가세할 예정이다.

2일 블룸버그는 페이스북이 노트북 크기(13∼15인치)의 AI 비서 기기를 개발 중이라고 보도했다. 터치스크린, 와이드 앵글 카메라, 마이크로폰과 스피커를 함께 갖춘 이른바 ‘비디오 챗’ 기기다.
'SNS 제국' 페이스북도 AI스피커 만든다

블룸버그는 페이스북이 에코나 구글 홈과 비슷한 기능인 독립형 홈 스피커를 100달러(약 11만원) 이하의 저렴한 가격에 출시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기존 홈 스피커보다 30∼50% 싼 가격이다. 애플은 올 하반기 AI 스피커 ‘홈팟’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 매체는 “페이스북은 공식적으로 이 사실을 확인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내년 4월 열리는 페이스북 개발자회의 ‘F8’에서 이 기기를 공개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더버지는 “오큘러스의 리프트가 페이스북의 유일한 하드웨어 제품이 아닐 가능성이 커졌다”며 “페이스북이 소셜미디어를 넘어 하드웨어 기기 업체로 변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업체들이 AI 스피커 개발에 투자를 강화하는 것은 확장성 때문이다. AI 스피커는 단순히 사용자와 대화하고 집안의 기기를 제어하는 수준을 넘어 쇼핑, 금융, 의료, 자동차 등과 연계한 서비스로 적용 분야를 넓히고 있다.

국내에서도 통신사, 포털업체 등이 음성인식 스피커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9월 음성인식 스피커 ‘누구’를 선보인 이후 금융·유통 등 다양한 분야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KT는 기가지니 생태계 확대를 위해 개발 프로그램도 제휴사들에 공개했다.

AI 스피커를 이용하는 사람은 꾸준히 늘고 있다. 미국의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판도라는 올 2분기 아마존 에코, 구글의 구글홈 등을 통해 자사의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사람이 전년 대비 282% 증가한 160만 명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판도라의 총 활동 이용자 수가 7600만 명인 점을 고려하면 매우 적은 숫자에 불과하지만 AI 스피커 시장에 대한 희망을 보여줬다는 해석이 나온다.

페이스북은 가상비서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투자도 아끼지 않고 있다. 페이스북은 텍스트 기반 AI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오즐로’를 인수했다고 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오즐로는 20억 개 이상의 생활 밀착형 정보를 보유하고 있다. 식당 예약, 영화 시간표 등 실생활과 관련된 모든 질문에 빠르게 대답할 수 있는 기술을 지녔다.

오즐로 인수는 자사 메신저 앱(응용프로그램)인 ‘페이스북 메신저’의 AI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다. 인수가격은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미국의 경제전문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의 AI에 대한 관심이 크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금액이 건네졌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저커버그는 지난해 12월 인기 영화 ‘아이언맨’에 나오는 AI 비서 ‘자비스’와 같은 이름을 가진 가사 도우미 AI 비서를 직접 개발해 공개했다.

유하늘 기자 sky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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