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삼성전자 '멀미 안나는' VR 내놓는다…초고해상도 OLED 탑재 추진
삼성전자가 4차 산업혁명의 대표적인 영역으로 불리는 VR(가상현실) 사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한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자연스러운 화면에 독립적인 기기로 사용할 수 있는 '차세대 기어 VR' 개발에 나섰다. 개발중인 기어 VR은 2000ppi(인치당화소수)급의 해상도를 갖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가 탑재된다. 갤럭시 스마트폰에 삽입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자체 디스플레이를 내장해 독립적 VR기기가 될 전망이다.

◆삼성 '차세대 기어 VR', 어지러움 없는 2000ppi 수준으로 '업그레이드'

삼성전자가 개발중인 2000ppi급의 VR 기기는 지금까지 출시된 기기 가운데 가장 선명한 수준이다. VR 기기 전문 업체인 오큘러스가 지난해 내놓은 '오큘러스 리프트'(460ppi), 최근 국내 판매가 시작된 대만 HTC의 '바이브'(460ppi) 보다 픽셀 밀도가 높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의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는 협력사에게 기어VR에 적용될 2000ppi급 파인메탈마스크(FMM) 개발을 요청했다. FMM은 OLED 디스플레이를 제조하는데 필요한 증착 부품으로, 픽셀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다. FMM은 종이보다 얇은 금속판에 마이크로미터(㎛) 수준의 작은 구멍들이 뚫려있는데, 이는 RGB화소가 선택된 영역에 증착되도록 판화의 도안 역할을 한다.

FMM은 두께는 얇고 구멍은 촘촘하게 구현하는 게 핵심이다. 구간이 커질수록 해상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구멍은 미세해지는데 FMM 두께가 그대로면 RGB화소의 증착 경로가 왜곡된다. 판화에서 도안이 두꺼울 경우 먹물이 전 영역에 골고루 스며들지 않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ppi는 1인치 당 픽셀수를 뜻하는 것으로 숫자가 클수록 해상도가 높아진다. 따라서 픽셀수가 높아지면 사용자들은 보다 자연스러운 화면을 경험할 수 있게 된다. NHK과학기술연구소에 따르면 픽셀밀도가 높아질수록 현실처럼 느껴지는 감각이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ppi가 현실감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의미다.
[단독] 삼성전자 '멀미 안나는' VR 내놓는다…초고해상도 OLED 탑재 추진
◆ OLED 탑재로 풍부한 색감·뛰어난 명암비…"몰입감 높인다"

그간 전문가들은 VR 기기의 한계로 지적되는 '현실감'과 '멀미 증상'을 해결하기 위해 해상도가 현재 수준 보다 높아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최소 1000ppi 수준을 넘어야 한다는 게 중론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VR 기기를 사용할 때 어지러움 없이 실제처럼 자연스럽게 느끼려면 ppi 수가 지금보다 훨씬 많아야 한다"며 "해상도가 높아지면 멀미 증상도 일부 개선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하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OLED와 LCD는 TV나 스마트폰 등에서 호불호가 갈리고 있다. 하지만 VR 시장에서 만큼은 OLED가 더 적합한 디스플레이로 평가받고 있다.

OLED 패널은 응답속도가 LCD(액정표시장치) 대비 1000배 이상 빠르고 어도비 RGB 100%에 해당하는 풍부한 색감과 뛰어난 명암비를 구현할 수 있어 몰입감이 높다. 또 LCD보다 응답속도가 빨라 VR 헤드셋 착용시 이물감이 적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VR기기용 초고해상도 OLED 개발을 추진하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구글도 최적의 VR 기기용 디스플레이를 개발하기 위해 세계적인 OLED 패널 제조사와 개발에 착수한 상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VR 기기용 OLED 개발은) 사실 여부를 떠나 확인해줄 수 있는 내용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이진욱 한경닷컴 기자 showg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