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생존은 디지털 기술 적응 속도에 달려"
디지털 기술이 전통산업의 지형을 바꾸고 있다. 디지털 혁신은 이미 정보기술(IT) 업종을 넘어 제조·서비스업 등 전통산업 영역으로 급속히 퍼지고 있다. 바야흐로 4차 산업혁명 시대다. 인공지능(AI), 로봇,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증강현실(VR) 등 디지털 기술은 전통산업과 융합해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는 물론 새로운 사업 모델을 내놓고 있다.

기업은 완전히 새로운 경영 환경에 놓였다. ‘변화와 혁신’은 성장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필수조건으로 떠올랐다. 산업혁명 이후 기업은 혁신을 먹고 자랐다. 4차 산업혁명 시대도 마찬가지다.

기업은 디지털 경영혁신을 위해 크게 세 가지 준비를 해야 한다. 우선 경영 전략과 사업 모델 관점이다. 디지털 환경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사업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

디지털 사업의 성공 신화로 일컬어지는 우버, 에어비앤비 같은 새로운 기업은 전통산업에 클라우드, 모바일 등의 디지털 혁신 기술을 결합해 세계 최대 운송회사, 숙박회사로 거듭났다.

디지털 운영 역량도 확보해야 한다. 새로운 디지털 사업 모델을 전략적으로 검토해 사업 확장에 나서려면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기업의 관리 역량과 IT·디지털 운영 역량은 필수적이다. 마지막으로 디지털 경영 혁신을 추진하기 위한 내부 조직과 운영체계 구축은 물론 외부적으로 협력할 파트너들과의 생태계도 조성해야 한다. 창의적인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과의 협력체계 구축은 기업의 디지털 혁신 적응 속도를 높일 뿐 아니라 혁신 비용을 줄일 수 있다.

한국 기업은 그동안 공정 혁신을 통한 운영 효율성 개선에 치중했다. ‘선진 기업 따라잡기’ 전략에 따라 공정이나 운영 혁신을 통해 원가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발전했다. 대기업의 글로벌 생산체계 통합 운영 전략도 같은 맥락에서 생산성을 높이려는 노력일 뿐이다. 기술과 사업 환경에 급격한 변화가 이뤄지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이런 전략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기업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변화와 혁신을 통해 성장한다. 승부는 ‘적응 속도’에 달려 있다. 전통기업이 얼마나 신속하게 변화하는지가 기업 생존의 핵심이 될 것이다.

이성열 < AT커니코리아 사장 sungyoul.lee@atkearne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