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비용 로켓의 꿈…미국·일본, 새해 첫 도전 '희비'
새해 벽두부터 저비용 우주개발의 주도권을 거머쥐려는 미국과 일본의 희비가 엇갈렸다. 미국 전기차 회사 테슬라 창업자 엘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사가 15일(한국시간) 재활용 로켓 팰컨9을 성공적으로 발사한 뒤 회수에 성공했다. 지난해 9월 발사를 앞두고 시험 과정에서 폭발한 지 4개월 만이다. 일본도 이날 오전 세계에서 가장 작은 위성발사체를 쏘아올리는 데는 성공했지만 위성을 최종적으로 우주궤도에 올려놓는 데는 실패한 것으로 확인됐다.

◆팰컨9 로켓 회수에도 성공

스페이스X 재활용 로켓 팰컨9이 15일 미국 캘리포니아 반덴버그 공군기지에 설치된 발사대에서 힘차게 날아오르고 있다. 스페이스X 제공
스페이스X 재활용 로켓 팰컨9이 15일 미국 캘리포니아 반덴버그 공군기지에 설치된 발사대에서 힘차게 날아오르고 있다. 스페이스X 제공
팰컨9 로켓은 이날 오전 미국 캘리포니아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이륙 59분 뒤 팰컨9 로켓에서 분리된 위성들은 약 15분에 걸쳐 성공적으로 우주궤도에 올랐다. 이번에 발사된 팰컨9 로켓에는 미국 위성통신회사 이리듐의 통신위성 10개가 실렸다.

스페이스X는 이날 로켓 회수에도 성공했다. 팰컨9의 1단 로켓은 2단과 분리된 뒤 약 7분49초 만에 태평양 해상의 무인 바지선에 안착했다.

승승장구하던 스페이스X는 지난해 큰 시련을 맞았다. 지난해 9월1일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공군기지에서 팰컨9의 엔진가동 시험 도중 갑자기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미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 미 공군으로 이뤄진 조사단은 최근 로켓 내 액체 헬륨을 저장하는 탱크 3개 중 1개가 고장 나 전례 없는 폭발을 유발했다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 머스크는 이번 로켓 발사와 회수 성공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됐다. 폭발 사고로 줄줄이 연기된 발사 일정도 다시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우선 이달 말 무인 화물선 ‘드래건’을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보낼 예정이다. 또 지난해 무산된 한국 통신위성 무궁화위성 5A호 발사도 다시 추진될 전망이다.

◆일, 초소형 로켓 발사 반쪽 성공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가 개발한 초소형 로켓 SS520호기는 이날 오전 8시33분 가고시마(鹿兒島)현 우치노우라 우주공간관측소 발사대에서 순조롭게 발사됐다. 하지만 발사 직후 1단 로켓 연소가 끝난 뒤 기체 상태를 나타내는 데이터 수신에 이상이 생기면서 2단 로켓 점화를 취소했다.

이 로켓은 길이 약 9m50㎝, 직경 50㎝에 불과하다. 일본의 주력 로켓인 H2A 로켓과 한국이 개발 중인 한국형발사체의 5분의 1 크기다. 인공위성을 우주로 실어나르는 로켓 가운데 세계에서 가장 작다. 여기에 실린 인공위성 트리콤1은 일본 도쿄대가 개발한 것으로 가로·세로 약 10㎝, 높이 30㎝, 무게 3㎏에 불과하다. 제작과 발사 비용은 5억엔(약 52억원) 정도로 일본의 대표적인 상업로켓 H2A(약 100억엔)의 20분의 1에 머문다.

일본은 초소형 위성 시장을 겨냥해 저렴한 비용으로 위성을 쏘아올리는 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이번 발사 실패의 원인부터 규명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교도통신 등 일본 매체들은 이날 “로켓 기술이 불완전했다”는 평가를 내놨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