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회장 황창규·사진)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선보일 세계 최초 5세대(5G) 이동통신 시범서비스를 위한 통신 네트워크를 내년 9월까지 구축하기로 했다. 올림픽 기간에 실시간 360도 가상현실(VR), 홀로그램 영상 등 5G 기술을 접목한 첨단 스포츠 중계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KT는 13일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평창 5G 시범 서비스’ 계획을 발표했다. KT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공식 통신사업자로 세계 통신사 중 처음으로 올림픽 때 5G 시범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내년 9월 5G망이 깔리는 지역은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리는 강원 평창·정선·강릉과 서울 일부 지역이다. 시범네트워크는 올림픽 개막일인 2018년 2월9일까지 5개월여간 안정화 과정을 거친다.

KT는 이날 광화문 도심 빌딩 속에서 ‘평창 5G 규격’을 기반으로 2.3Gbps(초당 기가비트)의 무선 다운로드 속도를 내는 데 성공했다. LTE(4세대) 최고속도 300Mbps(초당 메가비트)보다 7배 이상 빠른 속도다.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에 맞춰 속도를 5Gbps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오성목 KT 네트워크부문장(부사장)은 “1936년 베를린올림픽은 흑백 TV, 1964년 도쿄올림픽은 컬러 TV 중계가 시작된 것처럼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은 ‘5G 올림픽’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며 “5G 시범서비스를 계기로 5G 시장 선점과 국제표준 제정에 한국이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5G 기술을 반영한 새로운 스포츠 중계기법도 선보였다. 이날 간담회에서 시연한 ‘봅슬레이 싱크뷰’는 봅슬레이와 선수 헬멧에 초소형 카메라와 사물인터넷(IoT) 통신 모듈을 달아 선수 시점에서 최대 활주 속도가 시속 150㎞에 달하는 봅슬레이 경기 장면을 생생하게 볼 수 있는 서비스다. 360도 VR 동영상은 태블릿PC나 스마트폰을 통해 경기장뿐만 아니라 선수 대기석, 인터뷰석까지 선수와 같은 공간에 있는 듯한 현장감을 제공한다.

수십대의 카메라가 선수들의 순간 동작을 포착해 다양한 각도에서 3차원 정지 화면으로 볼 수 있는 ‘타임슬라이스’와 홀로그램 영상을 통해 원거리에 있는 선수와 마치 옆에서 인터뷰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홀로그램 라이브’도 도입한다. 오 부사장은 “통신 분야에서 평창동계올림픽은 5G 시대를 여는 열쇠와 같은 역할을 맡고 있다”며 “글로벌 및 국내 중소 장비협력사들과 5G 산업 생태계를 조성해 5G 상용화를 앞당기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세계 1위 통신장비 회사인 화웨이는 이날 평창동계올림픽위원회와 협약을 맺고 네트워크 장비를 공급하기로 했다. 화웨이가 올림픽 공식 후원사로 선정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화웨이는 평창올림픽에 필요한 각종 유선 네트워크 장비와 서비스 등을 지원한다. 통합 네트워크 시스템을 기반으로 실시간 경기 데이터 전송, 광대역 인증, 대회 보안 모니터링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정호/안정락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