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서울 광화문 KT사옥에서 오성목 KT 네트워크부문장이 5G 이동통신 기반 봅습레이 ‘싱크뷰' 서비스를 시연하고 있다. / 사진=KT 제공
13일 서울 광화문 KT사옥에서 오성목 KT 네트워크부문장이 5G 이동통신 기반 봅습레이 ‘싱크뷰' 서비스를 시연하고 있다. / 사진=KT 제공
[ 박희진 기자 ] #시속 130km 속도로 미끄러져 내려오는 봅슬레이 내부. 주변 경기장 모습이 형상을 알아볼 수 없을 만큼 쉭쉭 지나가고 거친 바람 소리가 그대로 전달된다. 화면엔 현재 속도와 시간 기록, 봅슬레이 기울기, 선수 심박수까지 표시된다.

이 화면은 KT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선보일 선수 시점의 봅슬레이 경기 중계 영상이다. KT는 봅슬레이와 스키 등 일부 종목 선수 헬멧에 초소형 카메라를 달아 생생한 경기 영상을 전달하는 '싱크뷰'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경기장에 고정된 카메라로 늘 같은 시점의 중계 영상을 보던 시청자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전할 전망이다.

'5G(5세대) 올림픽'을 향한 KT의 꿈이 현실화되고 있다. 지금보다 1000배 이상 빠른 5G 통신 기술을 기반으로 올림픽에서 선보일 실감형 미디어 서비스는 더욱 구체적이고 생생해졌다.
KT는 13일 서울 광화문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5G 시범서비스 준비 현황을 발표하고 일부 서비스를 시연했다. 오성목 KT네트워크부문장(부사장·사진)은 "현재 기술 수준이라면 5G는 2020년 하반기 상용화될 예정이지만 KT는 이를 2년 앞당겨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처음 시범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KT가13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5G 장비를 탑재한 버스를 운행하며 5G 서비스 필드테스트 결과를 발표했다.
KT가13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5G 장비를 탑재한 버스를 운행하며 5G 서비스 필드테스트 결과를 발표했다.
◆진화한 홀로그램·가상현실

이날 공개된 실감형 미디어 서비스에서 눈길을 끈 건 단연 봅슬레이 싱크뷰 서비스였다. 앞서 KT는 지난 2월 1차 시연회에서 스키 싱크뷰 서비스를 선보였다. 봅슬레이는 활주 속도가 평균 120~150km로 더 빠른 데다 이탈 방지를 위해 설치된 궤도를 전파가 투과하기가 어려워 스키보다 기술적 구현이 어려웠다는 설명이다.

KT 측은 "봅슬레이 싱크뷰 영상을 전송하기 위해 고속환경에 맞는 무선데이터 전송기술을 개발하고 전파가 최대한 전달될 수 있도록 최적의 망을 재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월 선보였던 홀로그램 라이브, 360도 가상현실(VR)은 한층 더 진화했다.

'다자간 홀로그램 라이브'를 이용하면 각각 다른 장소에 있는 사람들을 입체영상을 통해 한 자리에 있는 것처럼 인터뷰할 수 있다. 이날 광화문 행사 무대엔 강원도 평창과 강릉에서 각각 훈련 중인 피겨스케이팅 페어팀 김형태, 김수연 선수가 입체영상에 함께 등장했다. 360도 VR은 경기장뿐 아니라 선수 대기석과 인터뷰석까지 감상할 수 있도록 영역을 확대했다.
KT가 5G 서비스 필드테스트를 위해 운행한 '5G 버스' 내부 모습. / 사진=KT 제공
KT가 5G 서비스 필드테스트를 위해 운행한 '5G 버스' 내부 모습. / 사진=KT 제공
◆도심에서 '평창 5G 규격' 검증

이날 광화문 KT 사옥 앞엔 빨간색 '5G 버스'가 대기하고 있었다. 5G 장비를 탑재한 이 버스는 광화문 일대를 돌아다니며 끊김 없이 5G 서비스를 시연했다. KT는 지난 10월부터 '평창 5G 규격'을 검증하기 위해 유동인구와 고층빌딩이 많은 광화문 일대에 이 규격을 기반으로 한 5G 시험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평창 5G 규격은 KT가 지난 6월 한국통신학회 하계종합학술대회에서 공개한 5G 규격이다. KT는 내년 9월까지 이 규격을 기반으로 강원도 평창 정선 강릉과 서울 일부 지역에 5G 시범 서비스를 위한 네트워크 구축을 마칠 계획이다. 이후 4~5개월간 안정화 과정을 거쳐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5G 시범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날 KT는 버스 주행 중 기지국이 변경될 때 발생하는 통신 끊김 현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핸드오버' 기능을 활용했다. 주파수 방해 요소가 많은 광화문에선 5G 핸드오버 기술이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KT는 또 빌딩 안에서 초당 2.3기가비트(Gbps) 무선 다운로드 속도를 구현하는 데도 성공했다.

전홍범 KT 인프라연구소장(전무)은 "평창 5G 규격은 KT와 다양한 글로벌 제조사들이 함께 완성한 공통 규격"이라며 "세계이동통신표준화기구(3GPP)가 검토중인 5G 요소를 대부분 포함하고 있어 향후 국제표준에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