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르노빌 원전 덮은 강철돔…"100년간 방사능 위협 차단"
최악의 원전사고가 난 지 30년이 지나 옛 소련 체르노빌 원전 4호기를 덮는 거대한 강철 방호벽이 지난달 29일 완공됐다. 발전소 측은 사고 직후 계속되는 방사능 유출을 막기 위해 원자로를 거대한 시멘트 석관으로 덮는 공사를 시작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시멘트가 노후화하면서 방사성 물질 유출이 우려되자 2001년부터 100년 이상 버틸 수 있는 추가 방호벽 제작에 나섰다. 한국과 이스라엘, 일본 등 세계 40개국이 21억달러를 지원했다.
이날 완공된 새 방호벽은 폭 257.5m, 길이 150m, 높이 105m로 흡사 거대한 항공기 격납고를 연상시킨다. 미국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을 충분히 덮고도 남는 크기다. 여기엔 프랑스 파리 에펠탑보다 많은 3만6000t에 이르는 강철이 사용됐다. 지난달 14일 원자로에서 372m 떨어진 곳에서 조립을 끝낸 방호벽은 40시간에 걸쳐 레일을 따라 천천히 옮겨졌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방호벽 안에서 사고가 난 4호기를 완전 해체한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현재 사고가 난 원전 4호기 원자로에는 80% 핵연료가 남아 있고 암을 유발하는 요오드 131, 세슘 137이 공기 중으로 유출되고 있다. 이 격납시설은 내부와 바깥 사이 공기를 완벽히 차단하도록 설계됐다.
체르노빌 원전 주변 오염 지역은 2600㎢에 이른다. 룩셈부르크에 해당하는 넓이다. 영국 포츠머스대 연구진은 체르노빌 사고 전보다 야생동물 숫자가 웃도는 등 생태계가 회복되고 있다는 결과를 내놨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이 지역에서 사람이 살려면 3000년은 넘게 걸릴 것이란 분석도 내놓았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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