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구진, 탐사선 뉴호라이즌스 전송 자료 분석해 가설

명왕성 표면의 얼음 덩어리 아래에 축축한 진창 같은 상태의 바다가 존재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7일 AP통신과 영국 BBC 등에 따르면 프랜시스 니모 캘리포니아대 산타크루스캠퍼스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 탐사선 뉴호라이즌스가 전송한 자료를 분석해 이런 가설을 세웠다.

이 연구결과는 과학저널 네이처에 실렸다.

명왕성 표면에는 거대한 하트 모양 지형 옆에 '스푸트니크 평원'이라고 불리는 얼음 평지가 있다.

질소와 메탄이 얼어붙어 생긴 곳이다.

연구진은 이 평원이 명왕성의 최대 위성 카론과 정반대 위치에 고정됐다는 점에 주목했다.

명왕성과 카론의 중심을 선으로 이으면 거의 이 평원을 관통한다는 것으로, 명왕성과 카론이 늘 같은 면을 마주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는 평원에 추가 질량이 가해졌기에 가능해진 상태로 연구진은 추론했다.

추가 질량이 있어 명왕성이 카론과 정렬되도록 방향을 재조정했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연구진은 평원 아래에 막 녹기 시작해 축축한 '슬러시' 상태의 바다가 있어 추가 질량이 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니모 교수는 "스푸트니크 평원은 명왕성 표면의 거대한 구멍과도 같으므로 무게가 모자란다"며 "그 아래 어딘가에 추가 질량을 숨겨 놓았을 것이고, 바다는 이를 확보할 자연스러운 수단"이라고 말했다.

이 바다는 지구의 바다와는 전혀 다르게 암모니아나 다른 부동액 성분이 포함된 물로 이뤄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거대한 바다가 천천히 얼어붙는 과정에서 뉴호라이즌스의 사진에 명왕성 표면의 균열이 생겼을 것으로 분석됐다.

그랜드 피아노 크기만 한 탐사선인 뉴 호라이즌스는 2006년 미국에서 발사돼 명왕성에 근접하고 있으며, 명왕성을 지나 2019년에는 태양계 주위를 도는 얼음 덩어리와 미행성체들의 집합체인 '카이퍼 벨트'(Kuiper Belt)에 이른다.

반경이 1천151㎞로 달(1천738㎞)보다 조금 작은 명왕성은 카론 등 5개의 위성이 있으나 다른 태양계 행성과 달리 공전궤도의 이심률과 궤도 기울기가 큰 차이를 보여 2006년 행성에서 제외돼 '왜소행성'(dwarf planet)으로 분류됐다.

(서울연합뉴스) 양태삼 기자 tsy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