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가정의 형제자매처럼 같은 먼지 속에서 시간 간격을 두고 하나씩 태어나는 별들이 있다.

이런 '다중 항성', 즉 '다둥이별'은 우주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태양 크기의 별이라면 절반 이상이 '동반자 별'을 가지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중 항성은 어떻게 태어날까.

가설 중 하나는 먼지 속에서 한 별이 태어나고, 그 별을 중심으로 회전하는 원반 속에서 먼지가 뭉쳐 다른 별의 탄생을 촉진한다는 것이다.

29일 미국 오클라호마대, 네덜란드 레이던대, 스웨덴 찰머스공대 등의 공동연구진은 이 가설을 입증하는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 최신호에 발표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현존하는 가장 정밀한 전파 천문관측장치의 하나인 '아타카마 전파간섭계'(ALMA)로 15만 년 된 젊은 삼중별 'L1448 IRS3B-a,-b,-c'를 관측했다.

그 결과 세 별을 둘러싼 형태로 이뤄진 먼지와 가스 원반이 나선형 구조로 휘어지는 것을 확인했다.

또 c별보다 a별과 b별이 휘어지는 먼지 원반의 중심에 더 가까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a별과 b별 주위에 생긴 원반의 질량을 추정해볼 때, c별을 만들기에 충분하다는 점도 밝혔다.

연구진은 이를 바탕으로 a별이 형성될 때 생긴 먼지 원반에서 얼마 뒤 b별이 생기고 a별이 b별 쪽으로 끌려와 일단 이중성이 된 후, 시간이 지나며 원반 끝자락에서 다시 c별이 생겨 삼중 별 시스템이 됐다고 보고 있다.

한국천문연구원의 김순욱 박사는 "'별들이 회전하는 먼지 원반 속에서 하나씩 차례로 태어나고, 짝을 이룰 수도 있다'는 별 탄생에 대한 가설을 최초로, 또 구체적으로 보여줬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