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개발(R&D) 투자도 사상 최대치 예상
일각선 한미약품 사태 후 투자 위축 우려도

올해 제약·바이오 기업의 유상증자 규모, 투자자금 유치, 연구개발(R&D) 비용 등이 일제히 지난해 기록을 갈아치울 전망이다.

지난해부터 제약·바이오 업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외부의 투자자금이 몰렸고, 기업 내부적으로는 R&D 비용을 크게 늘리면서 안팎에서 최고 기록을 경신하는 모양새다.

26일 미래에셋대우와 제약업계에 따르면 상장 제약·바이오 업체는 올해 상반기에만 유상증자를 통해 7천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했다.

지난해 연간 증자 규모가 1조3천700억원으로 2014년 대비 106% 증가한 데 이어 올해도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비상장 바이오 기업에도 상당한 자금이 유입됐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벤처캐피탈은 바이오 부문에만 3천200억원을 투자했다.

2002년 통계치 집계 이후 최고 금액이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1천900억원을 투자해 연간으로는 전년 금액을 웃돌 전망이다.

김성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상장된 제약·바이오 기업이 증자를 통해 조달하는 자금 규모는 지난해와 유사하거나 웃돌 것"이라며 "벤처캐피탈 투자자금 역시 지난해 금액을 상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제약·바이오 업계로 유입된 자금 대부분은 신약개발 등 R&D에 쓰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김 연구원은 "미래에셋대우에서 파악한 22개사 제약·바이오 업체만 보더라도 상반기 R&D 비용이 5천600억원으로 12.3% 늘었다"며 "국내 제약업계의 R&D 투자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실제 올해 상반기 코스피 상장 제약사 30개사의 R&D 비용은 4천9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늘어났고, 3분기에도 이 같은 흐름은 지속될 전망이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올해 들어 제약업계 전반에 R&D 강화 분위기가 형성된 만큼 하반기에도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일각에서는 한미약품 사태 이후 투자 심리 위축을 걱정하는 우려도 있으나 실제 체감하는 부분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jand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