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출시 앞두고 하루 2만4천대 생산…5천 시간 테스트 거쳐
美 국방성 군사표준 통과로 내구성 인정받아


지난 19일 오후 3시 경기도 평택의 'LG 디지털 파크'. 대낮같이 환한 실내조명 아래서 LG전자 최신 스마트폰 V20 조립 라인이 분주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V20는 최근 국내에서 하루 5천대 이상 팔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갤럭시노트7 단종 이전보다 20%가량 늘었다.

다음 주께 북미 출시도 예정돼 있어 공장 분위기가 활기를 띠었다.

LG전자는 19일 V20 생산 공장이 있는 LG 디지털 파크를 취재진에 이례적으로 공개했다.

1984년 금성사 라디오 공장으로 시작된 LG 디지털 파크는 전체 면적이 64만㎡로, 축구장 크기의 90배 규모다.

현재 MC사업본부를 비롯해 HE·VC사업본부가 자리 잡고 있다.

이번에 취재진에 공개된 곳은 LG전자의 프리미엄폰 생산 거점인 LG 디지털 파크 내 G2동의 조립 라인과 제품 인정실 두 곳이었다.

우선 방진복과 덧신을 신고 에어워셔를 통과해 조립 라인에 들어섰다.

G2동 4층의 조립 라인은 총 23개로, 이날은 6개 라인이 V20 생산에 배정돼 있었다.

1개 라인에서 하루 약 4천대의 제품을 생산한다고 하니 단순 추산하면 당일 생산량만 2만4천대에 달한 셈이다.

LG 디지털 파크에서 생산할 수 있는 스마트폰은 월 330만대, 연 3천960만대 수준이다.

김승렬 LG전자 단말제조팀 부장은 "G2동에서 생산하는 제품의 90%는 프리미엄폰"이라며 "지금은 G5 라인과 V20 라인 비중이 비슷하지만, 이 비중은 매일 생산 계획에 따라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라인별 근로자는 13명 남짓에 불과했다.

나사를 돌리고, 각종 기능을 검사하고, 정보를 등록하는 등의 대부분 공정이 자동이었다.

조립 중간중간에 불량을 잡아내려는 집요한 검사가 이뤄졌다.

3층의 제품 인정실은 모바일 제품 양산 전 개발 단계에서 내구성 등을 시험하는 곳으로, 시끄럽고 분주한 조립 라인과 달리 마치 대학 연구실처럼 조용하고 차분했다.

투명 플라스틱 통에 스마트폰을 넣고 수백회 360도 회전시키는 연속 낙하 시험기, 사람 엉덩이 모양 스펀지로 스마트폰을 누르는 인체 하중 시험기, 스마트폰을 몇 달씩 과부하에 가깝게 구동해보는 가속 수명 시험실 등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제품 인정실의 품질 테스트 항목은 총 1천여개, 품질 기준은 6만여개에 이른다.

모든 테스트를 통과하는 데 최장 5천시간이 걸린다.

이렇게 가혹할 정도의 시험을 거친 V20는 전작보다 내구성이 우수해 최근 미국 국방성 군사표준 규격인 'MIL-STD-810G' 수송 낙하 테스트를 통과할 수 있었다고 LG전자는 강조했다.

김균흥 LG전자 MC개발품질보증실 부장은 "V20에는 방수·방진 기능이 없지만, 일본 시장에서 이를 원해 일본향(向) 제품 개발을 위한 방수 시험도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LG전자는 갤럭시노트7 단종 후에도 특별히 스마트폰 품질 기준을 강화하거나 새로 추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기존의 품질 기준이 충분히 엄격하다는 자체 판단이다.

"보래이, 백 개 가운데 한 개만 불량품이 섞여 있다면 다른 아흔아홉 개도 모두 불량품이나 마찬가진 기라. 아무거나 많이 팔면 장땡이 아니라 한 통을 팔더라도 좋은 물건 팔아서 신용을 쌓는 일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느그들은 와 모르나"
V20 조립 라인을 비롯해 LG 디지털 파크 곳곳에선 이런 어록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고(故) 구인회 LG그룹 창업주가 60여년 전 화장품 '럭키크림'을 만들 때 남긴 말로, LG전자의 철학을 대변하는 듯했다.

(평택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han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