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 '구글판 애플스토어'
구글이 기획 제작한 첫 스마트폰인 픽셀이 20일 미국 영국 캐나다 독일 호주 등 5개국에서 출시된다. 구글은 같은 날 미국 뉴욕에서 자체 생산한 하드웨어 제품을 전시, 판매하는 팝업스토어(한두 달 정도 한시적으로 운영하는 매장)도 열 예정이다. 세계 최강의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바탕으로 하드웨어 시장에 적극 진출해 상승효과를 내겠다는 전략이란 풀이가 나온다.

구글은 뉴욕 맨해튼 ‘메이드 바이 구글’ 스토어의 개장을 이틀 앞둔 지난 18일 현지 언론을 초청해 내부를 공개했다. 이곳에서는 구글이 최근 선보인 자체 스마트폰인 픽셀과 픽셀XL(대화면), 구글 홈(인공지능 스피커), 데이드림 뷰(가상현실 기기), 크롬캐스트 울트라(TV 중계기), 구글 와이파이 라우터(무선 인터넷 중계기) 등 다섯 종의 제품(사진)을 체험해볼 수 있다. 정보기술(IT) 전문매체인 시넷은 이곳을 ‘구글판 애플스토어’라고 평가했다.

구글이 이처럼 스마트폰 직영 매장을 따로 차린 데 대해 삼성 애플 등에 맞서 하드웨어 전선을 확대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게 현지 언론의 분석이다. 현지 전문가들은 구글이 스마트폰에 이어 내년 초 스마트워치나 태블릿PC까지 내놓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모토로라 사장 출신으로 구글의 하드웨어 부문을 총괄하고 있는 릭 오스털로 수석부사장이 올초 영입된 것도 이 같은 예상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오스털로 수석부사장은 이달 초 열린 행사에서 “혁신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상호 작용 속에 있으며 그 중심은 인공지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IT업계 관계자는 “구글이 2012년 모토로라를 인수했다가 2년여 만에 레노버에 매각할 때도 기술개발 부문과 보유 특허(1만5000건)를 분리해 고스란히 내부에 남겨뒀다”며 “돈독한 파트너였던 삼성 LG 화웨이 등과 치열한 주도권 싸움이 펼쳐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