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동통신 3사가 오는 14일 오전 9시부터 '아이폰7' 사전예약을 시작한다. / 사진=SK텔레콤 직영 온라인몰 'T월드다이렉트' 캡쳐
국내 이동통신 3사가 오는 14일 오전 9시부터 '아이폰7' 사전예약을 시작한다. / 사진=SK텔레콤 직영 온라인몰 'T월드다이렉트' 캡쳐
[ 박희진 기자 ] 국내 이동통신 업계가 갤럭시노트7 리콜 사태로 미지근했던 여름 가입자 유치전을 끝내고 다시 심기일전하고 있다. 오는 21일 애플의 최신 스마트폰 '아이폰7'의 국내 상륙을 맞아 이통 3사 간 경쟁엔 다시 불이 붙을 전망이다.

10일 이통 업계와 증권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의 올 3분기 마케팅 비용 합계는 전분기 대비 소폭 감소하거나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갤럭시노트7 리콜 사태로 시장이 냉각되면서 3사의 마케팅 활동도 위축됐기 때문이다.

앞서 업계는 갤럭시노트7, V20 등 각 제조사의 전략 스마트폰이 출시되는 3분기 이통사 마케팅 비용이 급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통상 프리미엄 스마트폰 출시 전후로 이통사들은 재고 소진과 가입자 유치를 위해 마케팅 공세를 펼치기 때문이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예상과 달리 지난 8~9월 갤럭시노트발(發) 우량 가입자 유치전이 싱겁게 끝났다"며 "3분기 신규가입과 기기변동, 번호이동 등 단말기교체 가입자수가 정체됐다"고 분석했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갤럭시노트7이 출시된 8월 번호이동 가입자 수는 61만명으로 오히려 7월 대비 약 1만명 감소했다. 9월엔 47만명으로 올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번호이동 가입자 수는 이통시장 과열 지표로 통한다.

돌발 변수로 얼어 붙었던 국내 이통시장은 아이폰7 출시를 앞두고 다시 들썩이고 있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국내에선 갤럭시노트7 판매 재개가 순조롭게 이뤄졌지만 리콜 사태 이후 별다른 대안이 없었던 것도 사실"이라며 "아이폰7이 출시되면 이통 업계 분위기가 다시 전환될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의 최신 스마트폰 '아이폰7'. / 사진=애플 코리아 홈페이지
애플의 최신 스마트폰 '아이폰7'. / 사진=애플 코리아 홈페이지
아이폰7과 아이폰7 플러스의 국내 출시 예정일은 오는 21일이다. 이통 3사는 오는 14일부터 아이폰7과 아이폰7 플러스의 예약 판매를 시작한다. 일부 휴대폰 판매점은 가입자를 미리 유치하기 위해 이미 자체 예약을 받고 있다.

미국 등 일부 해외 국가에선 아이폰7이 제품 공개 당시 반응과 달리 판매 순항을 보이고 있어 국내 흥행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초 업계에선 아이폰7이 전작 대비 혁신 수준이 높지 않다는 이유로 판매에 대한 큰 기대를 갖고 있지 않았다.

그러나 아이폰7은 1차 출시국인 미국에서 사전 예약 기간 내 초도 물량이 모두 판매될 만큼 좋은 출발을 보였다. 미국 이통사들에 따르면 아이폰7과 아이폰7플러스 예약 구매량은 아이폰 시리즈 사상 최고 예약 성적을 거둔 아이폰6의 4배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국가이지만 예상을 뒤엎고 새 아이폰이 좋은 실적을 내고 있는 데는 애플 충성 고객의 힘과 갤럭시노트7 리콜 사태로 인한 반사이익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에서 아이폰7은 인기가 많았던 '아이폰6' 이용자들의 이통사 2년 약정이 끝나는 때와 맞물려 출시돼 교체 수요가 클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14년 아이폰6 출시 당시 이통 3사가 선보인 단말기 선보상 제도의 영향도 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단말기 선보상 제도는 최신형 스마트폰을 구입하는 소비자가 1년6개월 후 단말기 반납을 조건으로 중고가격을 미리 지급받는 것이다. 이 제도는 우회 보조금 논란으로 2015년 3사에서 모두 종료됐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폰은 재구매율이 높은 제품인 데다 약정이 끝난 아이폰6 이용자들이 많아 일정 부분 고정층의 유입이 예상된다"며 "미국에서 판매가 중단된 갤럭시노트7의 향후 이슈에 따라 새로운 수요층이 유입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