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섭 대표 "4차 산업혁명 타고 핀테크가 기존 금융 대체할 것"
“4차 산업혁명이 일어나고 있지만 기존 금융은 2, 3차 산업 지원에 머물고 있습니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핀테크(금융+기술)가 기존 금융을 대신해 4차 산업혁명의 파트너가 될 겁니다.”

제1회 한경 핀테크대상 종합대상을 받은 피노텍의 김우섭 대표(51·사진)는 9일 인터뷰에서 “대출 때 공장, 토지 등 담보를 요구하는 기존 금융 방식으로는 4차 산업 육성에 한계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피노텍은 스마트폰으로 언제, 어디서나 금융상담과 필요한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공지능 로보금융카운슬링시스템 ‘피노봇’으로 신한은행과 한경 핀테크대상 종합대상(금융위원장상)을 공동 수상했다.

김 대표는 새로운 기술을 바탕으로 4차 산업을 이끄는 기업들이 금융 지원을 못 받는 것은 기존 금융회사들이 4차 산업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상현실(VR), 인공지능(AI) 기술 등을 기반으로 하는 4차 산업은 2, 3차 산업과 달리 대규모 공장 등이 필요 없다”며 “기술이 가진 가치에 대한 인식부터 높여야 한다”고 했다.

피노텍 역시 핀테크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2008년 설립 이후 지금까지 기술보증기금 보증대출이 아닌 은행권 자체 대출은 한 번도 받지 못했다고 김 대표는 밝혔다. 꾸준한 매출 증가에도 대규모 투자 탓에 적자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피노텍이 2014년 코넥스 상장에 이어 지난달 코스닥 이전 상장을 결정한 이유 중 하나도 이 때문이다. 피노텍은 지난달 9일 코스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했다. 기술평가 특례를 통해 12월 중 이전 상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김 대표는 말했다.

김 대표는 기존 금융회사가 새로운 산업의 변화를 읽어내지 못하면 핀테크 기업이 기존 금융을 대체할 것으로 내다봤다. 핀테크 기업들은 빅데이터 분석과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성장성 있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을 발굴, 지원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김 대표는 설명했다. 그는 “기존 금융은 개선이 아니라 혁신이 필요하다”며 “핀테크가 없으면 4차 산업혁명도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또 국내 핀테크 기업들이 국내 시장에 안주하지 말고 해외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융 정보기술(IT) 발달이 상대적으로 더딘 외국에서 핀테크에 대한 수요가 더 크다”며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피노텍도 독일 핀테크그룹과 현지 합작법인 피노텍유럽을 설립하고 스마트폰 전자서명을 통한 본인인증 기술 판매 영업을 시작했다. 포르투갈에서는 현지 모바일은행에 로보금융카운슬링시스템 피노봇을 제공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그는 핀테크 기업 예비창업자들에게 ‘기술’보다 ‘아이디어’에 더 집중할 것을 조언했다. 중앙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김 대표는 옛 삼성코닝 등에서도 일했다. 그는 “금융과 스마트폰 소비자로서 기존 서비스에 대해 ‘왜’라는 의문을 가지는 것이 핀테크의 출발”이라고 말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