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20을 기획한 남태진(왼쪽)·서지영 매니저가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V20을 기획한 남태진(왼쪽)·서지영 매니저가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정수기를 예로 든다면 4중 필터를 썼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V20도 필터가 네 개나 있으니까 노이즈는 줄어들고 음질은 더 깨끗해지는 원리입니다.”

LG전자가 오는 29일 출시하는 전략 스마트폰 V20을 기획한 남태진·서지영 MC상품기획팀 프로젝트 매니저의 설명이다. V20은 세계 최초로 쿼드(4중) 디지털-아날로그 변환기(DAC)를 장착해 노이즈를 전작 V10에 비해 50% 이상 줄였다. 고성능 DAC를 통해 일반 CD 음질보다 16배 이상 뛰어난 32비트, 384㎑의 고음질 음원까지 재생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남 매니저는 “V20을 개발할 때 오디오 전문기기를 벤치마킹했다”며 “녹음 성능을 높이기 위해 100만원이 넘는 고가 녹음기인 소니 PCM-D100과 같은 제품을 참고했다”고 말했다. V20은 공개된 음질 테스트에서 200만원이 훌쩍 넘는 AK240 플레이어보다 뛰어난 결과를 보여주기도 했다.

LG전자는 덴마크 명품 오디오 회사 뱅앤올룹슨(B&O)플레이와도 협업했다. 서 매니저는 “뱅앤올룹슨에서 20년 이상 근무한 전문 엔지니어가 한국으로 출장을 와서 음질 튜닝(조정)을 도왔다”며 “소프트웨어로 고음과 저음의 설정값을 조절하며 미세한 음의 차이를 잡아냈다”고 설명했다.

V20은 차별화된 녹음 기능도 장점이다. 오디오 녹음 앱(응용프로그램)으로 ‘기본 모드’ ‘콘서트 모드’ ‘사용자 설정 모드’ ‘스튜디오 모드’ 등 다양한 녹음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서 매니저는 “콘서트 모드를 활용하면 멀리 있는 공연자의 목소리를 집중적으로 담을 수 있다”며 “녹음 기능을 테스트하기 위해 이태원의 재즈바, 야구장, 콘서트장을 돌아다니기도 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V20 사용자들이 고음질 음악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국내외 음원회사들과 제휴를 추진 중이다. 남 매니저는 “아직 업체명을 밝힐 수는 없지만 V20 구매자들이 값싸게 고음질 음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패키지 상품을 내놓는 방안을 협의 중”이라며 “국내뿐 아니라 해외 유명업체들과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LG전자가 음원업체와의 제휴를 모색하는 것은 소비자가 비싼 가격 탓에 고음질 음원을 쉽게 이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멜론 벅스 지니 등의 음원 사이트에서 24비트 음원을 내려받으려면 곡당 최소 1800원을 내야 한다.

V20은 오디오뿐만 아니라 카메라 성능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앞·뒷면 모두 광각 렌즈를 장착한 게 특징이다. 앞면 카메라는 광각 렌즈지만 소프트웨어를 통해 일반각 효과도 낼 수 있다. 남 매니저는 “화면이 너무 넓게 나오는 게 싫을 때는 버튼 한 번만 누르면 줌 기능을 쓴 것처럼 화면이 당겨진다”며 “하드웨어 하나로 두 개의 렌즈 기능을 구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 매니저는 V20의 뛰어난 내구성도 강조했다. 그는 “1.2m 높이에서 전원을 켠 채로 여러 각도에서 수차례 떨어뜨려도 성능 결함이 없었다”고 소개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