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은 없고 '쇼'만 보여준 애플 아이폰7
애플이 스마트폰 신제품 아이폰7 시리즈와 2세대 애플워치를 발표했다. 카메라 성능을 강화하고 방수·방진 기능 등을 갖춘 게 특징이다. 이어폰잭을 없애고 무선이어폰(에어팟)을 통해 음악을 들을 수 있게 했다.

정보기술(IT)업계에서는 그러나 애플의 새 제품들이 시장의 소문을 뛰어넘는 혁신을 보여주진 못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닌텐도, 나이앤틱 등 글로벌 게임사와의 제휴를 통해 콘텐츠 강화에 나섰지만, 경쟁사들을 위협할 만한 새로운 변화를 보여주진 못했다는 지적이다.

◆업그레이드 수준 높지 않아

애플은 7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빌그레이엄 시빅오디토리엄에서 아이폰7 시리즈와 애플워치2, 에어팟 등을 잇달아 발표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아이폰7은 가장 완벽한 스마트폰”이라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적으로 많은 변화를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혁신은 없고 '쇼'만 보여준 애플 아이폰7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놀랍지 않다”며 “투자자들에게 감명을 주는 데 실패했다”고 보도했다. CNBC는 “전작과 비교할 때 업그레이드 수준이 높지 않다”며 “아이폰6S 판매량을 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이폰7은 기존 아이폰에 있던 홈버튼을 9년 만에 없앴다. 홈버튼 기능은 지문인식 센서로 대체했다. 이어폰 잭도 사라졌다. 대신 무선으로 연결하는 이어폰인 에어팟을 통해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에어팟은 159달러(약 17만4000원)에 별도로 구입해야 한다. 에어팟은 아이폰 근처에 갖다 대고 ‘연결’ 버튼 한 번만 누르면 곧바로 연동된다. 음성인식 서비스 시리 등과 연계해 목소리로 음악을 재생할 수도 있다. 유선 이어폰을 쓰고 싶은 소비자는 라이트닝 커넥터(충전단자)를 통해 이어폰을 연결할 수 있다.

애플은 아이폰7을 오는 16일 미국 중국 등지에서 1차로 출시한다. 미국 판매가는 메모리 용량별로 아이폰7(4.7인치 화면)은 649~849달러, 아이폰7플러스(5.5인치 화면)는 769~969달러다. 한국에서는 한 달 뒤인 이르면 10월 중순께 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 새 기능, 이것뿐? >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왼쪽)가 7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빌그레이엄 시빅오디토리엄에서 열린 신제품 발표회에서 유명 뮤직비디오 댄서 매디 지글러에게 아이폰7을 소개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AFP연합뉴스
< 새 기능, 이것뿐? >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왼쪽)가 7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빌그레이엄 시빅오디토리엄에서 열린 신제품 발표회에서 유명 뮤직비디오 댄서 매디 지글러에게 아이폰7을 소개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AFP연합뉴스
◆애플워치용 포켓몬고 나온다

애플은 이날 새로운 애플워치도 선보였다.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기술을 담아 사용자의 운동 경로를 추적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방수는 수심 50m에서 견딜 수 있는 수준이고, 화면 밝기는 기존 2배인 1000니트(nit)로 높아졌다. 가격은 모델에 따라 다르며 최저가는 369달러다.

애플의 ‘깜짝쇼’는 콘텐츠에서 나왔다. 이날 행사에는 ‘마리오의 아버지’로 불리는 닌텐도의 미야모토 시게루 대표와 포켓몬고를 개발한 나이앤틱의 존 행키 CEO 등이 등장해 애플과의 제휴를 선언했다.

애플 아이폰용 ‘슈퍼마리오 런’ 게임이 오는 12월 앱스토어를 통해 출시된다. 슈퍼마리오가 모바일 게임으로 나오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애플워치용 포켓몬고 앱(응용프로그램)도 곧 나올 예정이다.

일부에선 수익원 다각화를 노리는 애플이 게임 업체들과 제휴로 생태계를 확대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하지만 아이폰에서 혁신을 보여주지 못한 애플이 변죽만 울린다는 혹평도 함께 나오고 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