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 마케팅·제휴 활발…협의체 구성 추진

O2O(온·오프라인 연계) 기업들이 생존을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

사업 영역을 뛰어넘은 제휴와 공동 마케팅을 통해 날로 치열해가는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O2O 기업들은 올해 들어 상호 연계 서비스를 앞다퉈 강화하고 있다.

최근 숙박 전문 기업 야놀자는 스타트업 5개사와 공동 마케팅을 시작했다.

이들 6개사는 공동 쿠폰 제작을 시작으로 온라인 이벤트와 플랫폼 공동 입점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앞서 맛집 앱 '식신'을 운영하는 씨온도 디스플레이, 대리운전, 스마트 주차 분야의 O2O 기업 3곳과 손잡았다.

맛집 앱을 보고 고객이 찾아오면 앱을 통해 주차장을 안내하고, 대리운전까지 제공하는 방식으로 연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개인비서 서비스 업체인 문비서는 숙박 앱 '여기어때'와 '호텔타임'을 운영하는 위드이노베이션의 제휴점 정보를 이용자에게 제공하고 예약까지 대행한다.

배달 앱 '요기요'를 운영하는 알지피코리아는 배달 대행 서비스 푸드플라이와 제휴해 배달이 안 되는 음식점의 음식을 배달한다.

O2O 기업에 플랫폼을 제공하고, 유통·컨설팅·홍보 등을 지원하는 벤처연합 기업도 등장했다.

옐로O2O와 500V(볼트)는 주식 교환 형태로 수십 개의 스타트업을 자회사로 두고, 지주사 역할을 한다.

주요 기업들은 더 나아가 업계를 대표하는 협의체 구성을 추진하고 있다.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을 비롯해 알지피코리아, 야놀자, 직방, 위드이노베이션 등 20여 개 사는 이르면 다음 달 출범을 목표로 협의체 구성을 논의 중이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각 회사의 대표들이 업계의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협의체를 만들기로 의견을 모았다"며 "구체적인 역할과 활동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앞서 야놀자·쏘카·메쉬코리아 등은 지난 4월과 5월 O2O 연합 구축을 위한 공개 포럼을 잇따라 열고,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O2O 업계가 뭉치는 배경에는 절박한 생존 의식이 자리하고 있다.

모바일 시장이 확대되면서 O2O 기업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지만, 실제 이익을 거두는 기업은 손에 꼽을 정도다.

'맏형님'격인 우아한형제들도 지난 2년간 4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다 올 상반기 간신히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카카오 등 대형 기업이 공격적으로 O2O 시장에 진출하는 점도 위협 요인이 되고 있다.

씨온 안병익 대표는 "O2O업계는 대부분 중소기업이라 마케팅이나 고객 유치에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고객층은 젊은 얼리어답터(Early adoptor)들로 겹치는 경우가 많아 공동 마케팅과 연계 서비스를 통해 시너지를 얻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러한 합종연횡이 어떤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업계 관계자는 "업체마다 이해관계가 다르고, 연계 서비스도 대부분 초기 단계라 구체적인 성과를 거두기까지 시간이 걸릴 전망"이라며 "장기적인 비전을 얼마나 공유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okk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