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웨어는 김장김치, 소프트웨어는 묵은지"
삼성전자 다음은 폴더블폰?…고동진 "꼭 하고싶은 분야"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이 갤럭시노트7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고동진 사장은 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삼성 갤럭시노트7 언팩' 행사를 마친 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신작 갤럭시노트7의 3가지 혁신으로 ▲ 방수·방진 기능을 가진 S펜 ▲ 홍채인식 ▲ 차별화된 소프트웨어를 꼽았다.

홍채인식과 관련해서는 "회사가 몇 년 전 눈동자를 움직여 페이지를 바꾸려고 시도하다가 시장에서 호된 질타를 받은 적이 있었다"며 "그래서 이번에는 3년 반을 투자해 기술 수준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갤럭시노트7 판매 목표에 대해서는 "갤럭시S7의 혁신을 보유하고 있고, 거기에다 개선된 S펜과 소프트웨어가 있어서 전작 갤럭시노트5보다 판매가 많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내부적으로 모든 사람이 갤럭시노트5에서 6으로 숫자를 하나만 올리기는 아깝다고 공감했다"며 "한 차원 높은 제품으로 인식하고 갤럭시노트7으로 명명했다"고 부연했다.

고 사장은 하드웨어를 '김장김치', 소프트웨어 '묵은지'에 각각 비유하면서 자신만의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 방안도 설명했다.

그는 "해당 분야를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을 확보해서 시간과 권한을 주고,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주면서 '우산'으로 보호하는 방식으로 삼성페이와 삼성녹스를 만들어왔다"고 말했다.

스마트폰을 매개로 TV,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까지 아우르는 '갤럭시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그는 덧붙였다.

고 사장은 몇 년 전부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중국시장에 대해서는 "녹록지 않다"고 인정하면서도 시장점유율 상승 가능성은 열어놨다.

그는 "중국에 별도의 상품 기획 조직을 운영하면서 지난 5월 중국 전용 제품인 갤럭시C를 출시했는데 현지 반응이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시간이 더 걸리겠지만, 현지 업체들의 경쟁력에 뒤지지 않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고 사장은 라이벌 애플에 대해서는 "제품과 소프트웨어를 준비하면서 경쟁사를 의식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3∼5년 로드맵을 가지고 나의 길을 가는 게 중요하다"며 "궁극적으로 우리 제품이 의미 있는 혁신을 했는가, 시장에 나갔을 때 소비자들한테 받아들여질 수 있는가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고 사장은 이어 차세대 스마트폰으로 주목받는 '폴더블(접히는) 스마트폰' 상용화에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폴더블폰은 디바이스 측면에서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 산업으로의 파급효과가 큰 분야로 삼성전자가 꼭 하고 싶은 분야"고 말했다.

그는 "폴더블폰 출시와 관련, 올해 하반기냐 내년이냐를 가늠하기 위해 여러 테스트를 하고 있지만 시기를 장담하지 못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모서리가 둥근 엣지 디자인을 갤럭시S6에 적용한 후 '폴더블폰에서도 애플을 따돌리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의 폴더블폰 특허 신청과 시제품 제작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시장에서는 폴더블폰이 이르면 내년 초 출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고 사장은 "현재의 기술 수준으로 폴더블폰을 출시한다면 소비자들이 굉장히 비판할 것 같다"며 "소비자에게 의미 있는 혁신과 편의성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아직은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며 '조만간 출시설'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엣지 디스플레이에 대해서는 "편리함과 차별화된 사용자경험(UX)을 제공하는 엣지를 갤럭시 스마트폰의 아이덴티티(identity)로 삼기로 했다"며 "플래그십 모델에서는 가능한 엣지 비중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고 사장은 패블릿 시장을 개척한 갤럭시노트 시리즈의 6번째 제품 '갤럭시노트7'을 공개하기 위해 애플의 텃밭인 뉴욕을 찾았다.

(뉴욕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withwi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