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서도 '포켓몬잡이'가 시작됐다
증강현실(AR) 기반 모바일 게임인 ‘포켓몬고’가 22일 포켓몬의 ‘고향’인 일본에 상륙했다. 지난 6일 호주 뉴질랜드 미국 등 3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지 2주일여 만으로, 아시아에서는 첫 번째 정식 출시다. 서비스 개시 후 게임 이용자들은 거리로 몰려나왔고 닌텐도, 맥도날드 등 관련주 주가가 들썩였다.

포켓몬고 개발사인 나이앤틱은 이날 일본에서 게임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웹사이트에 발표했다. 존 행키 나이앤틱 최고경영자(CEO)는 서비스 개시에 맞춰 공개한 동영상에서 “일본에서 태어난 포켓몬이라는 훌륭한 작품을 현실 세계에 전달할 수 있어 매우 영광”이라고 말했다. 포켓몬은 1995년 일본 게임기업 닌텐도가 어린이용으로 개발한 롤 플레잉 게임과 그 게임을 바탕으로 제작한 애니메니션을 통칭하는 말이다. ‘주머니 속 괴물’이란 뜻의 포켓몬은 어느 생태계에도 속하지 않는 특수생명체다.

일본 열도는 포켓몬고 서비스 개시와 함께 뜨겁게 달아올랐다. 도쿄 시내 곳곳에서 스마트폰을 손에 들고 포켓몬을 찾아 달려가는 사람이 속출했다. 도쿄 와세다대 캠퍼스 곳곳에선 “됐다” “더 잡아야지”라는 환성이 곳곳에서 들렸다. 일본 맥도날드도 이날 전체 2900개 매장에서 포켓몬고 사용자를 위한 서비스를 시작했다. 약 400개 점포를 이용자가 다른 사람과 대결할 수 있는 ‘짐(체육관)’으로 제공했다. 나머지 2500개 점포는 포켓볼 등 게임 아이템을 구할 수 있는 ‘포켓스톱’ 매장이다.

관련 기업 주가도 일제히 반응했다. 나이앤틱 지분을 보유한 닌텐도는 서비스 개시 소식에 오전장 한때 6.9%까지 올랐다. 지난 19일 2주 전 대비 120% 이상 오른 3만1770엔까지 뛴 뒤 20일 하루 주춤하다가 이틀 연속 상승했다. 맥도날드도 장중 9% 이상 올랐으며 포켓몬고 게임의 주변기기를 출시할 것으로 알려진 전자부품업체 호시덴도 장중 10.2% 급등했다.

포켓몬고의 이상 과열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일본 정부의 사이버안전센터는 20일 ‘포켓몬 트레이너 여러분에 대한 부탁’이라는 홍보물을 제작해 배포했다. 포켓몬고 게임을 할 때 9가지 주의점을 담았다. 지형적 특성이나 치안 등을 고려해 위험한 장소에 가지 않도록 하고, 길을 걸으면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은 사고 위험이 있으니 삼가 달라고 당부했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