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 인터뷰…"美강자들과 경쟁하려면 여러나라 기업 협력해야"

이해진(49) 네이버 의장은 최근 미국과 일본에서 상장한 모바일 메신저 '라인'의 성공에 대해 "한국의 '속도'와 일본의 '세심한 서비스'가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고 자평했다.

이 의장은 20일자 아사히신문에 실린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전세계 6억 명 이상의 가입자를 보유한 라인은 네이버가 100% 출자한 일본 법인으로 본사가 도쿄에 있다.

스마트폰을 가진 일본인의 약 80%가 라인을 쓴다.

이 의장은 "지금 인터넷 세계는 미국의 극소수 플레이어들이 주역"이라며 "그들과 경쟁해 살아 남으려면 여러나라 회사들이 강점을 살려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일본 뿐 아니라 유럽이나 아시아의 다른 나라와도 제휴나 협력이 가능하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일본에서 라인이 네이버 산하 기업이라는 점을 부각시키지 않은 것이 한일관계 때문이냐'는 질문에 "네이버 주주의 60%는 외국인"이라며 소개한 뒤 "라인이 한국기업이라면 네이버는 한국이 아닌 외국기업"이라며 "회사의 국적을 주주에 의해 분류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 의장은 '은둔형'으로 불리는 자신의 경영 스타일에 대해 "스티브 잡스(애플), 마크 저커버그(페이스북)는 마치 스타같다"며 "하지만 성공한 사람 중에는 내성적인 사람도 있고, (내성적인 경영자에게는) 여러가지 생각하고 사람의 말을 잘 듣는 장점도 있고 사용자를 깊이 관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영자의 철학을 소개하는 책이 나온 뒤 회사가 잘 되지 않는 경우가 자주 있다"며 "개인의 생각을 철학이라고 강조하는 것보다 시장의 흐름과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의장은 "일본에 가면 되도록이면 전차를 탄다"며 "어떤 광고가 있는지, 승객이 어떤 책을 읽고 스마트폰에서 어떤 서비스를 사용하는지를 주시하고 가까이서 느끼는 시간은 매우 의미있다"고 소개했다.

(도쿄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jh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