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훈 나무 대표가 목 자세 교정 웨어러블 디바이스 ‘알렉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조미현 기자
김영훈 나무 대표가 목 자세 교정 웨어러블 디바이스 ‘알렉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조미현 기자
책상에서 업무를 보거나 공부를 하다 보면 고개가 앞으로 꺾여 목에 통증을 느낄 때가 있다. 스마트폰이나 책을 볼 때도 마찬가지다. 목에 부담을 주는 자세로 오랜 시간 있으면 거북목(목이 앞으로 빠져나오는 증상)이나 일자목(목뼈가 일자가 되는 증상)이 되기도 한다. 바이오 벤처기업에 근무하던 김영훈 나무 대표는 목 자세를 바르게 도와주는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개발해보자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세계 첫 목 교정 웨어러블 기기

13일 서울 역삼로 나무 서울사무실에서 만난 김 대표는 “미국 스타트업들이 허리 자세 교정 제품을 선보인 것을 보고 영감을 얻었다”며 “목 자세를 교정하는 디바이스는 세계에서 처음”이라고 소개했다.

이 회사가 개발한 목 자세 교정 웨어러블 디바이스 이름은 ‘알렉스’(사진)다. 김 대표는 “사람 이름을 붙인 것은 개인 코치에게서 자세 교정을 받는 듯한 느낌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알렉스는 얼핏 보면 블루투스 이어폰처럼 생겼다. 본체를 목 뒤쪽에 대고 다리를 귀에 걸면 된다. 무게는 25g으로 가볍다.

◆진동으로 목 자세 잡아줘

김영훈 나무 대표 "거북목 막아주는 디바이스는 세계 처음이죠"
알렉스의 핵심 기술은 착용한 사람이 고개를 앞쪽으로 많이 숙이거나 목을 빼는 것을 감지해 진동을 주는 것이다. 이 회사는 이 기술에 대해 두 건의 특허를 갖고 있다.

김 대표는 “알렉스는 나쁜 자세일 때 진동으로 알림을 줘 목을 바로 세우도록 돕는다”고 말했다.

진동이 울리는 간격은 10초, 30초, 1분으로 설정할 수 있다. 블루투스로 스마트폰에 연결하면 전용 앱(응용프로그램)을 통해 목 자세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다.

김 대표는 의료기기 전문기업 메디슨(현 삼성메디슨) 출신이다. 서울대에서 의공학 석사학위를 받은 김 대표는 1992년 메디슨에 입사했다. 이후 메디슨 사내벤처인 유비케어, 인피니트헬스케어 등의 설립에 참여했다. 헬스케어 분야에 관심을 기울이던 김 대표는 자세 교정 산업의 성장성을 눈여겨봤다. 메디슨에서 함께 일한 지영준 울산대 의공학과 교수(현 나무 최고기술책임자)에게 제품을 개발해보자고 제안했다. 나무를 세운 건 2014년이다.

◆첫 판매물량 매진

지난 2월 제품을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킥스타터’에 처음 선보였다. 가격은 11만9000원. 초기 물량이 매진될 만큼 반응이 좋았다. 김 대표는 “국내뿐 아니라 미국, 대만, 홍콩 등 해외 온라인몰을 통해 제품을 판매할 계획”이라며 “직원복지와 복리후생을 고민하는 기업들을 겨냥한 마케팅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나무는 올해 초 벤처캐피털 두 곳에서 3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김 대표는 “증상을 진단받은 환자뿐 아니라 직장인, 학생 등이 잠재적인 고객”이라고 말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