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호주 연구팀, 예측 모델들 조사 통해 원인 규명

전 세계 해빙(sea ice)이 매년 1만3천500 제곱마일의 비율로 사라지는 가운데서도 남극 해빙은 2014년에 7백78만 제곱마일로 크기가 사상 최대를 기록할 정도로 계속 커가고 있다.

그동안 실시된 컴퓨터 예측 모델들에 따르면 기후변화로 남극 해빙들은 계속 축소돼야 하지만, 현실에서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이는 결국 기후변화 회의론자들의 목소리를 키웠고, 반면 기후변화 옹호론자들은 이론과 다른 현실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해 왔다.

이처럼 지구 온도 상승에도 불구하고 남극의 해빙이 계속 커가는 것은 해양 온도의 자연적 주기에 따라 이 지역 해수면 기온이 평균보다 낮았기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국립대기연구센터(NCAR)와 호주 기상청, 호주 모나시대학 공동 연구팀은 기존 컴퓨터 예측 모델들의 재분석을 통해 이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일간 디 오스트레일리안이 7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네이처 지오사이언스' 최신호에 낸 연구보고서를 통해 남극 해빙이 줄곧 커가는 것을 태평양 동쪽의 해수면 온도가 평균보다 차가운 데서 그 이유를 찾았다.

해수면 온도가 떨어지면 열대성 강우에 변화를 주고 차례로 바람에도 큰 변화를 일으켜 남극해에까지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262개의 기후모델 시뮬레이션을 조사했고 이 중 10개에서 2000년부터 2014년 사이에 해양 온도의 자연적 변동성(natural variability)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에 따라 이들 10개의 모델에서는 계절 내내 남극 해빙의 크기가 커가고 있었다.

NCAR의 과학자인 제럴드 밀은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기후는 자연적으로 일어나는 변동성과 온실가스 증가에 대응하는 지구의 반응이 결합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NCAR에 따르면 남극을 둘러싸고 있는 해빙은 지난 1979년 위성 측정이 시작된 이래 서서히 증가해왔다.

2000년 이후 남극 해빙은 훨씬 더 빠른 속도로 몸집을 키우고 있다.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cool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