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가지 운동 실시간 가이드…물·카페인 섭취 기록도
대낮 햇볕에도 화면 선명하고 생각보다 가벼워

"계속 움직이고 음식 가려드세요"
배에 왕(王)자를 새겨보겠다며 동네 헬스장에서 퍼스널 트레이닝(PT) 프로그램을 등록하고 아등바등할 때 근육질 선생님이 당부하던 그 말을 손목에 찬 스마트밴드가 대신하는 듯했다.

24일 국내 시장에 출시된 삼성전자 '기어핏2'를 한나절 직접 사용해보고 느낀 점은 "PT가 따로없다"는 것이었다.

스마트폰에 '삼성 기어'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고 기어핏2를 블루투스로 연결해 이것저것 설정하는 데 10분 남짓 걸렸다.

스마트워치 '기어S2'에서 보던 둥근 아이콘이 펼쳐졌다.

남자 치고 손목이 얇은 편이어서 '스몰' 사이즈를 착용했는데, 그래도 밴드 고리가 네댓 개 남았다.

초기 화면의 시계는 9가지 모양으로 꾸밀 수 있는데, 기본 설정인 '피트니스 요약' 모드는 현재 시간, 오늘 오른 계단 수, 걸음 수, 소모한 칼로리양 등을 차례로 표시했다.

가장 유용해 보이는 메뉴는 아무래도 '운동'이었다.

달리기, 걷기, 하이킹뿐만 아니라 자전거, 윗몸 일으키기, 스쿼트, 필라테스 등 총 15가지에 달하는 운동에 각각 맞춤형 가이드라인을 제공했다.

이 중 달리기를 설정하고, 시내 마천루 사이를 구둣발로 뛰어봤다.

스마트폰을 사무실에 놔두고 나왔는데도 운동 지속시간, 거리, 소모 칼로리, 페이스, 속도, 심박수를 확인할 수 있었다.

기어핏2에 내장된 자체 위치정보시스템(GPS) 덕분이었다.

찌는 듯한 더위에 달리기를 멈추고 운동 종료 버튼을 눌렀더니, 목표치를 고작 10% 달성했다는 문자가 떴다.

연신 "한 세트만 더, 5분만 더"를 외치던 헬스장 선생님이 떠올랐다.

기어핏2에는 물을 250㎖씩 몇 번 마셨는지, 카페인을 80㎎씩 몇 번 섭취했는지 매일 기록해 한꺼번에 확인하는 기능도 있었다.

'S헬스'와 같이 사용하면 유용할 것으로 보였다.

미국 플로리다 땡볕에도 환히 빛난다는 1.5인치 곡면 디스플레이는 듣던 대로 선명했고, 생각보다 두께가 얇았다.

금속 소재 손목시계를 풀고 착용해서인지 상당히 가볍게 느껴졌다.

삼성전자가 독자 개발한 기어핏2의 타이젠 운영체제(OS)는 스마트맹(盲)인데도 쓰기 불편하지 않았다.

메뉴가 그리 복잡하지 않았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OS와 잘 연동됐다.

6층 사무실로 돌아오면서 '계단 오르기'를 시험해봤다.

손목 위 숫자가 1부터 6까지 오르는 동안 심박수가 분당 120회까지 뛰었다.

문득 운동을 쉰 지 너무 오래되지 않았는가 생각했다.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han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