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충전 겸용 스피커 '스톤'이 차별점…가격은 30만∼40만원대
삼성·LG 중저가폰 공세 버텨낼지 관심


팬택이 1년7개월만에 스마트폰 시장에 복귀한다.

팬택은 오는 22일 신작 스마트폰 '스카이'(SKY)를 공개한다.

워크아웃과 회생절차를 거치면서 쏠리드-옵티스 컨소시엄에 인수돼 '뉴 팬택'으로 거듭난 후 선보이는 첫 제품이다.

스카이는 기존 중저가·보급형 제품에는 없던 무선충전 기능을 갖췄다.

하지만 비슷한 가격대의 스마트폰 시장 경쟁이 매우 치열해 흥행 성공을 장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 무선충전·블루투스 스피커가 특징
샤오미(小米) 같은 중국 제조사들이 그럴듯한 디자인과 성능의 스마트폰을 반값 수준으로 쏟아내는 요즘 시장에서 국산 중저가 스마트폰이 살아남는 방법은 차별화밖에 없다.

단순히 성능에 비해 가격이 싸다는 '가성비'만 내세워서는 소비자들의 요구에 부응하기 어려워졌다.

LG전자가 보조 화면을 탑재한 X스크린(Screen), 듀얼 카메라를 장착한 X캠(Cam) 등 제품 이름에서부터 특별한 기능을 강조하는 X시리즈를 연달아 선보이고 있는 것도 그래서다.

팬택의 기대주 스카이는 무선충전 기능이 강점이다.

무선충전은 앞서 삼성전자 갤럭시S 시리즈 등 프리미엄 모델에만 적용되던 기능이다.

스마트폰을 거치대 위에 올려놓기만 하면 배터리를 자동으로 충전할 수 있어 편리하다.

팬택은 특히 '스톤'(Stone)이라는 별칭의 사각 무선충전 기계를 블루투스 스피커 겸용으로 제작했다.

배터리를 충전하는 동시에 스마트폰에 저장된 음원을 재생할 수 있다.

스피커는 7가지 색상의 조명 역할도 한다.

스카이는 이밖에 구글 안드로이드 6.0 마시멜로를 운영체제(OS)로, 퀄컴 스냅드래곤 430을 응용 프로세서(AP)로 채택하고, 5.15인치 디스플레이와 2GB 램(RAM)을 탑재했다.

출고가는 30만∼40만원대에서 조정 중이다.

KT와 SK텔레콤에서 판매하는데, 공시지원금을 받으면 20만원대 안팎으로 가격이 내려갈 수 있다.

잠정적인 공식 출시일은 오는 30일이다.

팬택은 10년 전 자사 TV 광고에서 이른바 '맷돌춤'으로 인기를 끈 배우 박기웅(31)씨를 다시 스카이 광고 모델로 기용했다.

◇ "지독한 경영난 극복하고 이룬 쾌거"
팬택의 신작 스마트폰 모델명은 'IM-100'이다.

'내가 돌아왔다'(I'm back)는 영어 문장을 연상시킨다.

2014년 11월 출시된 베가 팝업 노트 이후 1년 7개월 만의 신제품이다.

팬택의 시장 복귀 과정은 한 편의 드라마와 같았다.

팬택은 1991년 박병엽 전 부회장이 무선호출기 사업을 위해 문을 연 회사로, 전성기 때는 국내 휴대전화 시장 점유율 14%를 기록해 LG전자를 누르고 2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후 심각한 경영난에 빠진 팬택은 2014년 8월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회생절차 도중 세 차례에 걸쳐 매각을 시도했으나 번번이 무산되면서 청산 위기에 빠졌다.

다행히 쏠리드가 옵티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인수 계획을 밝혀 회생 가능성이 열렸다.

법원이 작년 10월 회생계획안을 인가하면서 14개월 만에 법정관리를 벗어날 수 있었다.

팬택의 자구 노력은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다.

팬택은 작년 9월 직원 900여명 중 400여명에 대한 권고사직을 단행한 데 이어 올해 4월 다시 남은 500여명 중 170명가량을 더 줄였다.

신사업을 위한 최소 인력만을 유지했다.

팬택 지분 4%를 보유한 옵티스가 최근 자금난에 빠져 회생 절차에 들어가는 등 돌발 상황을 겪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불가능할 것 같았는데, 팬택이 오뚝이처럼 일어났다"며 "지독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새 스마트폰을 출시해 시장 관심을 받는 것만으로도 쾌거"라고 평가했다.

◇ 시장 경쟁 치열해 성공은 미지수
소비자들은 팬택이 야심차게 준비한 새 스마트폰에 따듯한 응원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대중의 긍정적인 반응이 실제 제품 구매로 이어져 회사 실적을 뒷받침할지는 알 수 없다.

우선 스카이와 경쟁하게 될 스마트폰 출시가 줄줄이 예정돼 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인도 등에서 10만원대 가격으로 판매하던 갤럭시온7을 개량해 SK텔레콤 전용폰으로 조만간 출시한다.

국내 가격은 20만∼30만원대로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온7은 가격과 성능이 스카이보다 다소 아래지만, 삼성전자의 브랜드 파워와 갤럭시 중 가장 저렴한 편인 가격 경쟁력 덕분에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LG전자도 X파워(Power), X스타일(Style), X맥스(Max), X마하(Mach), X캠(Cam) 등 X시리즈 5종을 곧 차례로 내놓는다.

이 중 한 모델을 이르면 오는 23일께 LG유플러스 전용폰으로 출시할 전망이다.

X시리즈는 20만∼30만원대 가격에 모델별로 대용량 배터리, 큰 디스플레이 등 특별한 기능을 갖춰 스카이와 맞부딪힐 수 있다.

이 밖에 이동통신사의 단말기 지원금 상한제 폐지도 큰 변수다.

33만원 이상의 지원금 지급이 가능해지고 다른 제조사들이 저마다 출혈 경쟁에 나서면 상대적으로 자금 사정이 좋지 않은 팬택으로선 스카이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팬택이 의미있는 성과를 거두기까지는 아직도 첩첩산중"이라며 "프리미엄폰과 저가폰 사이의 틈새시장을 잘 파고들 수 있을지가 앞으로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han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