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고 과학협력단(LSC)·비르고(Virgo) 협력단, '미국천문학회'서 발표

지구에서 14억 광년 떨어진 곳에서 두개의 거대한 블랙홀이 합쳐지며 발생한 중력파가 탐지됐다.

천재 물리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1세기 전 주장한 중력파의 존재가 3개월만에 다시 확인된 것이다.

중력파는 큰 별이 폭발하거나 블랙홀이 생성되는 등의 우주현상으로 생긴 강력한 중력이 마치 물결처럼 우주 공간으로 퍼져 나가며 일시적으로 공간과 시간을 일그러뜨리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흔히 '시공간의 물결'이라고 부르기도 하며 우주 탄생의 비밀을 풀어줄 열쇠로 생각되기도 한다.

국제 공동연구진인 라이고 과학협력단(LSC)과 비르고(Virgo) 협력단은 지난해 12월 26일(국제표준시) 'LIGO'(라이고:레이저간섭 중력파 관측소)에서 얻은 데이터를 분석, 중력파를 탐지했다고 16일 밝혔다.

LIGO는 미국 리빙스턴과 핸포드에 있는 쌍둥이 중력파 검출기다.

지난해 9월에 이어 두 번째 중력파 관측에 성공한 것이다.

이번에 관측한 중력파의 경우 태양 질량의 14배, 8배인 두 블랙홀이 충돌해 태양 질량의 21배에 달하는 블랙홀이 되는 과정에서 나왔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가브리엘라 곤살레스 라이고 과학협력단 대변인(루이지애나주립대 교수)은 "신호는 1초 정도였다.

최초의 중력파를 낸 블랙홀보다 이번 블랙홀의 질량이 가벼웠으며 중력파 검출기의 민감주파수 대역에서 더 오래 머물렀다"고 설명했다.

앞서 최초로 관측된 중력파는 태양 질량의 36배와 29배인 블랙홀이 충돌해 합쳐지는 과정에서 나왔으며, 신호는 0.25초 동안 지속했다.

이번 중력파는 지구에서 14억광년 떨어진 곳의 두 블랙홀이 병합되기 직전 마지막 27회의 공전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피지컬리뷰레터스'(Physical Review Letters) 게재가 승인된 상태다.

프란스 코르도바 미국과학재단(NSF) 이사장은 "두 개의 중력파 검출은 연구자들의 기대를 훨씬 뛰어넘은 것"이라며 "미국과학재단이 기초연구에 40년간 투자한 결과 우주에 대해 새로운 정보가 나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중력파 검출에도 한국 연구진이 참여했다.

서울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국가수리과학연구소 등의 과학자로 구성된 한국중력파연구협력단(Korean Gravitational-Wave Group)은 2009년부터 라이고 연구에 참여해왔다.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