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회사인 CMB가 아날로그 가입자도 고화질 디지털 방송을 볼 수 있는 ‘8VSB(8레벨 잔류측파대)’ 채널 수를 기존 100여개에서 130개로 늘렸다. 8VSB는 별도의 셋톱박스 없이도 디지털TV만 보유하고 있으면 고화질 방송을 볼 수 있도록 해주는 기술이다.

CMB는 채널 개편을 통해 8VSB 방식의 채널을 130개로 확대했다고 8일 발표했다. CMB 시청자는 별도의 장치 설치나 추가 요금 없이 리모컨으로 자동채널 설정만 하면 늘어난 고화질 채널을 이용할 수 있다.

추가된 채널에는 시청률을 분석해 성별과 연령별로 선호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집중 배치했다. 드라마·스포츠·오락·아동채널 등이 추가됐다. 또 BBC와 애니멀플래닛 등 고급 해외채널도 편성했다.

CMB는 2014년부터 100만가구 이상의 아날로그 가입자를 대상으로 개별 동의를 받고 8VSB 전환 작업을 했다. 최성진 서울과학기술대 IT정책전문대학원 교수는 “8VSB 서비스는 기존의 아날로그 케이블TV 가격을 유지하면서도 고화질 방송을 제공하는 국민복지형 상품”이라며 “주파수 효율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8VSB는 지상파방송의 디지털방송 전송 방식이다. 쾀(QAM) 방식을 사용하던 케이블TV와 방송 전송 방식이 달라 소비자들은 유료방송에서 디지털방송을 보려면 반드시 셋톱박스를 설치해야만 했다.

방송통신위원회와 미래창조과학부는 2014년 창조경제 활성화 정책의 일환으로 과거 지상파 방송에만 적용하던 8VSB 송출 방식을 케이블TV의 일반 프로그램공급사(PP)에도 허용했다. 규제 완화 이후 사용자들은 디지털TV만 있으면 셋톱박스를 설치하지 않아도 여러 고화질 채널을 볼 수 있게 됐다.

CMB 관계자는 “8VSB 신호 송출을 위한 시설투자 비용 등 많은 예산이 들어가지만 방송 복지를 위해 시청자에게 비용을 전가하지 않고 있다”며 “아날로그 케이블TV 가입자들의 서비스 개선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