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양희 장관 "한국 과학기술, ICT 협력 강화"

박근혜 대통령의 최근 이란 국빈 방문을 계기로 '중동의 미래 강호' 이란에서 한국 과학과 ICT(정보통신기술) 분야의 진출기회가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이란은 산유국에다 인구가 이집트에 이은 아랍권 2위(7천900만여명)고 페르시아만과 카스피해를 함께 낀 유리한 입지 덕에 중동에서 경제적 잠재력이 매우 큰 곳으로 꼽힌다.

그러나 핵무기 개발을 둘러싼 서방과의 갈등 탓에 수십 년 고립됐다가 작년 미국 등과의 핵 협상이 타결되며 문호를 다시 열었다.

이 때문에 이란은 낙후 산업을 빠르게 되살리고자 외국과의 협력에 적극적이며 특히 한국 과학기술 및 ICT에 대한 수용 의지가 크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분석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2일 이란 과학연구기술부와 양국 정상이 참석한 가운데 과학기술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래부와 이란 과학부는 과학기술 협력 논의를 전담하는 '한-이란 과학기술공동위원회'를 내년 개최하고 공동 연구개발(연구·개발)과 인적 교류 등의 사업을 시작한다.

미래부는 또 이란 정보통신부와 함께 1990년 체결한 한-이란 ICT 협력 MOU를 새롭게 고쳐 재추진하고, 2004년 서방의 대이란 제재에 따라 활동이 중단된 한-이란 ICT 협력위원회의 운영을 재개키로 했다.

미래부 산하 기관의 이란 진출 논의도 활발하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현지의 대표 정보통신 투자기관인 'TEMInvest'와 기술 공동개발 및 상용화에 관한 MOU를 맺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테헤란대와 연구협력 MOU를 체결하고 미세조류(해수나 민물에 사는 단세포 광합성 생물)로 바이오 연료를 만드는 유망 기술 연구에 대해 협력할 예정이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과 한국지질자원연구원도 현지 대학·연구소와 MOU를 맺고 친환경 경량금속과 지질 분석에 관한 공동연구를 각각 진행할 예정이다.

국내 통신사도 이란에 주목한다.

초고속인터넷 구축 등의 사업 수요가 많은 데다 광대역 인터넷망이 보급되면서 IoT(사물인터넷) 등 첨단 서비스 시장이 대폭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KT는 이란 1위 통신사인 TCI와 사업협력 확대 MOU를 체결하고 후속 사업 수주에 나섰다.

대이란 제재 시기에도 KT가 TCI에 통신망 설계·운용에 대해 조언하며 신뢰 관계를 쌓아 승산이 있다는 분석이다.

SK텔레콤은 이란 에너지부와 가스공사와 협력해 15개 빌딩에 IoT 원격 전력제어 기술을 선보이고 5천세대에 IoT 가스검침 서비스를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런 시범 사업으로 현지 인지도를 쌓아 가스·상수도·스마트홈 등 다양한 영역에서 IoT 사업을 수주하겠다는 구상이다.

미래부의 최양희 장관은 "이란은 경제 제재 이전에는 ICT 분야에서 한국과 활발한 협력이 진행되었던 중동 지역의 거점 협력국이라 전망이 밝다"며 "대통령 방문을 계기로 한국의 과학기술과 ICT가 현지에 더 활발하게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t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