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주식 매입에 대해선 "개인적인 일 말하는 것 적절치 않다"

김상헌 네이버 대표
김상헌 네이버 대표
김상헌 네이버 대표는 25일 "네이버가 회사의 경제적 이해관계만 따지는 기업 수준은 넘어섰고, 충분히 사회적 고민을 같이해야 하는 위치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날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소상공인(스몰 비즈니스)과 웹툰작가, 웹소설가, 사진사, 일러스트레이터 등 콘텐츠창작자 지원을 위한 프로젝트 '꽃'을 발표하며 이같이 말했다.

프로젝트 '꽃'은 소상공인과 콘텐츠 창작자들이 실력을 발휘하면서 꽃처럼 활짝 피어난다는 의미로 명명됐다.

그는 '한국 경제'에 관한 이야기로 발표를 시작했다.

이번 프로젝트의 주인공인 소상공인과 콘텐츠창작자가 한국 경제 발전의 새로운 동력이 될 만큼 중요하다는 취지였다.

김 대표는 "한국 경제에 대한 많은 우려와 걱정이 요새 신문을 장식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최대 인터넷 플랫폼으로 네이버가 어떤 일을 해야 할지 고민한 결과 소상공인과 콘텐츠창작자의 성공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답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어 "네이버가 과연 한국 경제의 방향성을 이야기할 만한 입장인지를 고민한 결과 하루 2천600만명이 이용하는 서비스를 운영하는 곳이라면 사회적 고민을 함께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면서 "사회적 자본과 수많은 작은 성공이 모인 분수효과가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날이 오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다만 "무인차나 가상현실(VR), 인공지능 등 큰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고 해서 미래에 투자를 안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네이버의 핵심 DNA는 혁신적인 것과 현실적인 것, 빠른 것과 느린 것, 세계적인 것과 지역적인 것이라는 상반된 개념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능력"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프로젝트 꽃을 통해 네이버가 얻는 이익이 무엇일지 구체적으로 따져보지 않았지만,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이용자가 더 다양하고 질 높은 콘텐츠를 만난다면 만족도 지표가 높아지거나 수익이 증대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어떤 이익을 얻을지 구체적으로 계산해보지는 않았으나 일방적인 기여만 하는 상생 프로젝트로 여기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대기업 격인 네이버가 소상공인 영역을 침범한다는 논란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에는 어렵지만 불가피한 결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 대표는 "과거에는 불가능했던 일들이 점점 연결되면서 불편한 것이 생기자 이를 해결하려는 사업자들이 등장하는 상황"이라며 "결국 네이버도 이용자의 서비스 경험 확대란 측면에서 이 영역에 진입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발전 방향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혁신을 무조건 우위에 놓을 것인지 아니면 기존 질서를 가능한 한 보호할 것인지는 사회적 논의와 합의가 필요한 영역"이라며 "기존 질서에 파괴적으로 접근하지 않으면서 없던 가치를 어떻게 창출할지 계속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랜만에 공식 석상에 선 김 대표는 최근 논란이 된 넥슨 주식 매입과 관련한 입장을 밝혀달라는 요청을 받았으나 "회사가 올해 집중할 방향을 소개하는 중요한 자리에서 개인적인 사안을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만 답했다.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bry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