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중반 증시에 상장한 1세대 바이오벤처들이 기나긴 부진의 터널을 지나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19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의 '제1기 기술특례'로 상장한 크리스탈지노믹스, 바이로메드, 바이오니아 등 바이오벤처 기업들은 올해 들어 수출이 가시화되는 등 성장의 결실을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여세를 몰아 그동안의 실적 침체에서 벗어나 흑자전환의 길이 열렸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이들 세 기업은 모두 2005년 한국거래소의 기술성 평가를 통해 상장한 기술특례 상장 1호 기업이다.

기술특례 상장이란 전문평가기관에서 일정수준 이상의 기술 등급을 받은 경우 재무상태가 좋지 않더라도 상장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제도다.

바이로메드와 바이오니아 두 회사가 2005년 12월 기술특례상장 1호 기업에 올랐고, 크리스탈지노믹스가 이듬해 1월 상장했다.

상장 후 오랜 기간 적자에 시달리던 이들 기업은 올해 들어 기술수출 성사 등의 낭보를 전하며 반전을 꾀하고 있다.

크리스탈지노믹스는 국산 신약 22호 '아셀렉스'(관절염치료제)를 앞세워 10년 넘게 이어온 적자 고리를 끊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 터키 제약사와 아셀렉스와 기술이전 및 제품 공급계약을 맺은 데 이어 국내 매출도 많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판매사인 동아에스티를 통해 국내 시판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실적 개선의 기대를 높였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은 크리스탈지노믹스가 올해 영업이익 3억원으로 전년 대비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크리스탈지노믹스 관계자는 "아셀렉스 등의 신약 발매를 통해 올해 흑자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오니아는 지카 바이러스 진단키트를 통해 5년 넘는 적자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바이오니아는 지난달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세계보건기구(WHO)에 지카바이러스 진단 키트의 긴급사용 승인을 신청하고,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회사 측은 늦어도 6월 말 WHO 승인이 완료되고 나면 8월 브라질 리우 올림픽 전에 시판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밖에 바이로메드는 미국에서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VM202-DPN) 치료제의 피험자를 모집하는 등 임상 3상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최대 4천900만 달러(약 560억원) 규모의 면역치료제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한 바이로메드는 올해는 주력 파이프라인인 VM202-DPN의 임상 3상과 기술이전을 병행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VM202-DPN은 당뇨병 등으로 손상된 미세혈관망과 신경세포의 재생을 유도하는 바이오 신약이다.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jand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