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S 김빛내리 단장 "드로셔 없으면 miRNA 전혀 생성 안 돼"

세포의 발생과 분화, 사멸, 분열 등 세포 내에서 다른 유전자를 조절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하는 마이크로 RNA(miRNA)가 드로셔(DROSHA) 단백질이 없으면 전혀 생성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국내 연구진이 밝혀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RNA연구단(단장 김빛내리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은 18일 드로셔와 다이서(DICER), 엑스포틴-5(XPO5) 등 miRMA 생성에 관여하는 단백질들의 기능을 유전자 제거 실험을 통해 처음으로 확인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염기 21∼23개로 구성된 작은 RNA인 miRNA는 다른 유전자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인간 세포에는 2천여 개가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세포의 발생, 분화, 사멸, 분열, 암 발생 과정 등에서 다양하고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김 단장 연구팀은 이전 연구에서 RNA 중합효소에 의해 생성된 miRNA 1차 전구체가 드로셔에 의해 절단되고, 절단된 전구체가 엑스포틴5에 의해 세포질로 이동한 다음 다이서에 의해 다시 한 번 절단돼 miRNA가 된다는 사실을 밝혀낸 바 있다.

그러나 드로셔와 엑스포틴5, 다이서가 각각 miRNA 생성에 어느 정도 기여하는지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김 단장과 김영국 연구위원(전남대 의대 생화학교실 교수) 연구팀은 실험용 사람 세포주를 이용한 이 연구에서 유전자가위 기술로 드로셔와 엑스포틴5, 다이서 유전자를 제거하고 각각이 miRNA 생성과정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지를 조사했다.

그 결과 드로셔 유전자가 제거된 세포에서는 miRNA가 전혀 생성되지 않았고 다이서 유전자가 제거된 세포에서는 miRNA 생성량이 크게 줄지만 계속 생성됐으나, 엑스포틴5가 제거된 세포에서는 miRNA가 약간만 줄어드는 수준에서 계속 만들어졌다.

연구진은 이 연구 결과는 드로셔가 miRNA 생성과정에서 필수 불가결한 역할을 하고 다이서 역시 중요한 기능을 하지만 엑스포틴5는 그 기능을 잃거나 이상이 생겨도 대체 메커니즘으로 보완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김빛내리 단장은 "이 연구로 miRNA 생성에 관여하는 핵심적인 인자들이 각각 miRNA 생성에 어느 정도씩 기여하는지를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었다"며 "이 연구결과는 miRNA 연구에 귀중한 정보들을 제공해준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립과학원회보'(PNAS, 3월 14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대전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scitec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