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마다 새폰 교체…'갤럭시 마니아' 끌어모은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을 1년간 쓰다가 반납하면 신형 스마트폰으로 바꿔주는 프로그램을 도입한다. 11일 신제품 갤럭시S7 갤럭시S7엣지 판매와 함께 ‘갤럭시 클럽’ 운영을 시작한다. 애플이 작년부터 시행한 아이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과 비슷한 제도다.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잇달아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것은 고급형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 상태에 다다른 데다 교체 주기도 길어지고 있어서다. 이용자가 다른 브랜드 제품으로 바꾸지 않고 자사 제품을 계속 이용하도록 하는 동시에 매출 확대 효과를 노린 것이란 분석이다.

◆매출 확대·삼성페이 활성화 포석

갤럭시 클럽에 가입하면 갤럭시S7을 24개월 할부로 산 뒤 1년간 쓰다 반납하고 갤럭시S 갤럭시노트 시리즈 신제품을 받을 수 있다. 남은 할부금은 내지 않아도 된다. 1년 뒤 같은 방식으로 최신 스마트폰으로 또 교체할 수 있다. 대신 매월 할부금에 가입비 명목으로 7700원을 추가로 내야 한다. 갤럭시S7(32기가바이트 제품) 출고가를 84만원으로 책정한다면 매월 할부금 3만5000원에 가입비 7700원, 할부이자(5.9%)를 더해 4만5000원 정도를 부담하게 된다.

할부금과 가입비는 모두 삼성카드로 내야 한다. 갤럭시 클럽 가입자가 모바일 결제 서비스 삼성페이에 가입하고 삼성카드를 등록한 뒤 자동이체 방식으로 월 부담금을 내면 삼성페이 사용 실적에 따라 월 최대 7700원까지 청구할인을 받을 수 있다. 할인을 받으면 갤럭시S7 구입 시 월 부담금은 3만7000~3만8000원 정도다. 기존 방식대로 갤럭시S7을 구입할 때 월 부담금과 비슷한 수준이다.

갤럭시 클럽 가입자는 1년마다 최신 스마트폰을 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중고 스마트폰을 편하게 처리할 수 있다. 삼성전자 서비스 센터 방문 시 우선 접수되고 액정 수리 비용도 두 차례에 한해 50% 할인받을 수 있다. 스마트폰 정밀 진단,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등의 서비스도 제공받는다.

다만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만 계속 이용해야 한다. 삼성전자는 이 프로그램을 11일부터 5월31일까지 삼성 디지털프라자에서 운영한다.

◆스마트폰 유통시장 변화 예고

고급형과 보급형 스마트폰은 물론 신제품과 구형제품의 스펙(부품 구성) 격차가 줄어들자 고급형 스마트폰 수요가 줄고 스마트폰 교체 주기도 점차 길어지는 추세다. 갤럭시 클럽은 이런 환경에서 매출을 확대하기 위해 삼성전자가 내놓은 고육책이란 해석이다. 1년마다 삼성전자 갤럭시 제품으로만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이용자를 묶어두고 충성도를 높이는 효과도 있다. 삼성페이와의 연계 할인 프로그램을 도입한 것은 삼성페이 활성화를 위해서다.

삼성전자는 신제품 매출 확대를 위해 SK텔레콤 삼성카드와 제휴해 ‘T삼성카드2’(갤럭시S7 카드)도 선보였다. SK텔레콤을 통해 갤럭시S7을 사고 신용카드를 발급받으면 매달 카드 결제액에 따라 최고 48만원까지 단말기 할부금을 할인받을 수 있다.

애플에 이어 삼성전자도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을 도입함에 따라 스마트폰 유통시장 경쟁구도의 근본적인 변화가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장재현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이 확산되면 통신사가 확보하고 있던 이용자와의 접점이 제조사로 일정 부분 넘어가 통신사와 제조사가 스마트폰 유통시장에서 경쟁 관계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