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 "5년내 삼성·애플 잡겠다"…중국 화웨이는 거침이 없었다
22일(현지시간)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6’이 열리고 있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컨벤션센터(CCIB) 3관. 전시관 한복판에 자리 잡은 SK텔레콤 부스에서는 이 회사가 노키아와 손잡고 초당 20.5기가비트(Gbps) 속도로 데이터를 실시간 전송하는 5세대(5G) 기술을 시연하고 있었다. 5G는 2020년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 중인 차세대 통신기술로 데이터 전송 속도가 LTE보다 100배가량 빠르다.

1관에 있는 중국 화웨이 부스에서도 이 회사가 일본 NTT도코모와 손잡고 고속으로 데이터를 전송하는 모습이 전시됐다. 화면에 찍힌 데이터 전송 속도는 41.3Gbps. 단순 비교하긴 어렵지만 수치로만 보면 SK텔레콤보다 빨랐다. 정동학 한국화웨이 이사는 “도이치텔레콤과는 70Gbps로 전송하는 데 성공했다”며 “5G 기술에서도 화웨이가 한발 앞서가고 있다”고 말했다.
화웨이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6’ 참가 업체 중 가장 큰 전시장을 꾸리고 5세대(5G) 관련 통신 기술력을 과시했다. 관람객들이 웨어러블(착용형) 기기인 화웨이 워치를 살펴보고 있다. 바르셀로나=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화웨이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6’ 참가 업체 중 가장 큰 전시장을 꾸리고 5세대(5G) 관련 통신 기술력을 과시했다. 관람객들이 웨어러블(착용형) 기기인 화웨이 워치를 살펴보고 있다. 바르셀로나=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첨단 통신기술의 경연장인 ‘MWC 2016’에서 화웨이를 위시한 중국 기업들은 ‘주연’의 자리에 올라섰다. 이번 전시회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갤럭시S7과 G5를 발표해 관람객의 눈을 붙잡았다. 그러나 화웨이 ZTE 레노버 TCL 메이주 등 주요 중국 기업의 전시관도 한국 기업 못지않게 붐볐다. 중국 기업들은 이번 전시회에 171개사가 참가했다. 범(汎)중화권인 홍콩과 대만 기업을 합치면 227개로 전체 참가 기업의 10%가 넘는다.

화웨이는 참가 기업 중 가장 큰 4000㎡ 면적에 전시장을 꾸몄다. 주요 전시기술은 주파수 통합 등으로 데이터 전송 속도를 끌어올린 4.5세대 기술과 세계에서 가장 빠른 5G 통신기술이었다. 전시장을 둘러본 최재유 미래창조과학부 2차관이 “5G 분야에서는 화웨이와 협력해야 할 것 같다”고 말할 정도였다.

화웨이는 지난 21일엔 노트북과 태블릿PC를 결합한 ‘메이트북’을 발표하면서 애플에 도전장을 던졌다. 이 제품은 스타일러스 펜과 도크(dock) 등 기능이 아이패드 프로와 비슷하다. 가격은 최저 699달러(약 86만원)로 100만원을 훌쩍 넘는 아이패드 프로보다 훨씬 싸다. 한 기술 전문가는 “삼성전자와 애플이 공들이고 있는 모바일 기업 간 거래(B2B)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며 “고급 태블릿PC시장에서도 중국산 제품들과 힘겨운 전쟁을 벌여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 MWC 현장 취재하는 한경미래혁신TF > 한국경제신문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고 있는 MWC에 미래혁신태스크포스(TF)를 파견했다. 왼쪽부터 조일훈 증권부장, 정지은 기자(산업부), 김용준 차장(중소기업부), 박희진 기자(한경닷컴), 김태완 차장(산업부), 전설리 기자(IT과학부), 유근석 편집국 부국장(단장), 박성완 국제부장, 박영태 차장(IT과학부), 안정락 기자(IT과학부).
< MWC 현장 취재하는 한경미래혁신TF > 한국경제신문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고 있는 MWC에 미래혁신태스크포스(TF)를 파견했다. 왼쪽부터 조일훈 증권부장, 정지은 기자(산업부), 김용준 차장(중소기업부), 박희진 기자(한경닷컴), 김태완 차장(산업부), 전설리 기자(IT과학부), 유근석 편집국 부국장(단장), 박성완 국제부장, 박영태 차장(IT과학부), 안정락 기자(IT과학부).
< 가상현실 체험 > 한국경제신문 미래혁신TF 취재기자들이 삼성전자 부스에서 ‘기어VR’을 착용하고 가상현실을 체험하고 있다.
< 가상현실 체험 > 한국경제신문 미래혁신TF 취재기자들이 삼성전자 부스에서 ‘기어VR’을 착용하고 가상현실을 체험하고 있다.
세계 3위 통신장비업체인 ZTE는 삼성전자 LG전자 등이 있는 3관에 전시장을 꾸미고 5G 통신기술과 최신 스마트폰인 ‘액손 맥스(AXON MAX)’, 각종 웨어러블(착용형) 기기 등을 전시했다. 레노버 메이주 TCL 등도 지난 1월 미국 가전박람회(CES) 등에서 발표한 스마트폰 위주로 대형 전시관을 꾸몄다. 눈에 띄는 새로운 제품은 없었지만 대부분 슬림한 디자인에 고성능 듀얼카메라와 풀메탈보디 등을 채택해 과거의 투박한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가격은 최고급 사양이 50만원대, 중저가는 20만~30만원대로 국내 제품과 비교하면 30% 이상 쌌다.

24일 공개되는 샤오미의 프리미엄폰 MI5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샤오미 MI5는 퀄컴의 최신 프로세서인 스냅드래곤 820, 풀메탈보디, 1600만화소 후방 카메라 등 최고급 사양을 갖췄지만 가격은 파격적으로 낮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정보기술(IT)업계 관계자는 “지금같이 무서운 속도로 중국 업체들이 기술 개발에 주력한다면 경쟁사를 따라잡는 건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위청둥 화웨이 최고경영자(CEO)는 행사장에서 “스마트폰시장에서도 3년 안에 애플, 5년 안에 삼성전자를 따라잡겠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김태완 기자·특별취재단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