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는 MWC 2016 전시장에서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때 시연할 5세대(5G) 이동통신 서비스를 선보였다. 관람객이 헬멧에 단 초소형 카메라를 이용해 선수 시점의 영상을 보여주는 ‘싱크뷰’ 서비스를 체험하고 있다. KT 제공
KT는 MWC 2016 전시장에서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때 시연할 5세대(5G) 이동통신 서비스를 선보였다. 관람객이 헬멧에 단 초소형 카메라를 이용해 선수 시점의 영상을 보여주는 ‘싱크뷰’ 서비스를 체험하고 있다. KT 제공
“스마트폰 다음 전쟁터는 가상현실(VR)이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22일(현지시간) 개막한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6’의 최대 화두 가운데 하나는 VR이다. 개막 전날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의 뒤를 이을 먹거리로 VR을 지목하면서 분위기를 띄운 데 이어 LG전자 소니 화웨이 HTC 등도 VR기기를 공개했다. 2020년께 상용화가 예상되는 5세대(5G) 이동통신 시장 선점 경쟁도 벌써 뜨겁게 달아올랐다. 글로벌 통신사들은 VR, 증강현실(AR), 홀로그램 등 미래형 콘텐츠를 스마트폰으로 시연하는 기술을 앞다퉈 내놨다.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업체 간 미래 먹거리 선점 경쟁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모바일 올림픽' MWC] 'VR 대중화 시대' 성큼…5G통신 킬러 콘텐츠로 뜬다
◆MWC의 주인공 된 ‘VR’

이번 MWC에서는 VR의 대중화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는 점을 느낄 수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은 누구나 쉽게 VR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360도 카메라 등 VR기기를 발표했다. 지난해 스마트폰과 연결해 사용하는 12만원대 저가형 기어VR을 내놓은 삼성전자는 VR기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대만 HTC도 MWC에서 게임 유통업체 밸브와 손잡고 개발한 가상현실기기 ‘바이브(Vive)’를 발표했다. 4월 정식 출시를 앞두고 29일부터 예약판매도 시작한다. 미국 캐나다 영국 독일 프랑스 중국 일본 등 24개국에 선보일 예정이다.

VR은 5G시대의 유망 산업 중 하나로 꼽힌다. 시장조사업체 마케츠앤드마케츠에 따르면 세계 VR시장은 2014년 16억달러(약 2조원)에서 2020년 100억달러(약 12조4000억원)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이번 전시회에 참가하지는 않았지만 구글과 애플도 VR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이유다.

현대원 한국VR산업협회장(서강대 교수)은 “5G시대에는 VR이 게임 교육 관광 스포츠 쇼핑 등 산업 전 분야에서 활발하게 쓰일 것”이라며 “하드웨어 경쟁력뿐 아니라 콘텐츠 등 관련 생태계를 키워 플랫폼 주도권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5G 기술 선점 ‘불꽃 경쟁’

이번 MWC에서 SK텔레콤과 KT는 세계 최초로 초당 20기가비트(Gbps) 속도의 5G 기술을 시연했다. 지난해보다 20배 향상된 속도다. SK텔레콤은 5G 이동통신망으로 사과 영상을 전송해 홀로그램으로 형상화하는 기술을 소개했다. KT는 스키 슬로프를 활강하는 국가대표 선수의 눈에 비친 영상을 VR기기로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는 ‘싱크뷰’ 등 5G 기술을 선보였다. 데이터 전송속도가 초당 300메가비트(Mbps) 수준인 현행 4G로는 구현하기 어려운 서비스들이다. 5G는 4G에 비해 최대 1000배까지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다.

버라이즌 AT&T 등 미국 이동통신업체들도 5G 기술을 선보였다. 미국 1위 이동통신업체인 버라이즌은 최근 내년께 5G 상용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5G 서비스를 시작하려는 한국에 주도권을 뺏기지 않겠다는 의도다. 일본은 2020년 도쿄올림픽, 중국은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을 지렛대 삼아 5G 시장 주도권을 노리고 있다. 최진성 SK텔레콤 종합기술원장(CTO)은 “한국 중국 일본 등이 다투던 5G 선점 경쟁에 미국 통신사들이 가세한 데는 올해 본격화하는 5G 기술 표준화 작업에서 입지를 넓히려는 포석도 깔려 있다”고 말했다.

바르셀로나=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