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가상현실(VR)업체 웨버는 최신 기술을 활용, 현실세상을 360도 입체영상으로 제작했다. 웨버 제공
미국 가상현실(VR)업체 웨버는 최신 기술을 활용, 현실세상을 360도 입체영상으로 제작했다. 웨버 제공
미국 가상현실(VR) 벤처기업 웨버는 최근 삼성벤처스와 HTC, 오렌지로부터 2500만달러를 투자받았다. 웨버는 구글의 동영상 플랫폼인 유튜브처럼 가상현실 콘텐츠를 자유롭게 올리고 시청하는 VR판 유튜브를 만드는 게 목표다.

트랜스포트라고 불리는 앱(응용프로그램)을 통해 구글의 저가 VR기기인 카드보드와 삼성전자 기어VR, HTC의 바이브, 페이스북 오큘러스 리푸트,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VR까지 거의 전 VR기기에서 사실에 가까운 가상현실을 즐길 수 있다. 현재 일부 전문가만을 대상으로 베타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글로벌 정보기술(IT) 공룡이 올해 VR시장 선점을 위해 각축을 벌이는 가운데 최근 콘텐츠산업으로 돈이 몰리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 따르면 최근 5년간 VR 콘텐츠 시장에 투자된 금액은 38억달러, 건수는 350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60도 영상 제작 기술과 스마트폰과 HMD(헤드 마운티드 디스플레이) 기술이 발전하면서 콘텐츠 제작이 크게 늘고 있다. 가장 활발한 분야는 게임이다. 전문가들은 가상현실 콘텐츠 가운데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할 분야로 게임을 꼽는다. 영상 기술의 각축장인 영화와 스포츠 분야 콘텐츠도 늘고 있다.

특히 가상현실이라는 새로운 공간에 매료된 독립영화 제작자의 참여가 기술 발전을 이끌고 있다.

웨버 역시 지난해 제작한 작품 4건이 세계적 독립영화제인 선댄스영화제에서 올해 뉴프런티어 부문 상영작에 노미네이트되기도 했다. 미국 뮤직비디오 제작자이자 영화감독인 크리스 밀크는 지난해부터 UN과 전 세계의 빈곤 국가, 전쟁 국가, 질병 국가를 알리는 가상현실 영화를 제작하고 있다. 시리아 난민캠프에서 생활하는 열두 살 소녀의 이야기를 그린 ‘시드라 위의 구름’과 에볼라로 고통받고 있는 서아프리카의 작은 국가인 라이베리아의 이야기를 담은 ‘자비의 물결’은 360도 촬영할 수 있는 자체 카메라를 통해 제작했다.

스포츠 분야에서도 VR 콘텐츠가 쏟아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12일 노르웨이 릴레함메르에서 열리는 동계유스올림픽 개막식을 VR로 생중계한다. 성화 점화와 선수단 입장 장면을 기어VR과 갤럭시 스마트폰이 있으면 어디서든 가상현실로 생생하게 즐길 수 있다.

스마트폰과 HMD를 이용해 설원에서 스키를 타는 듯한 360도 입체영상을 4D 의자에 앉아 가상현실로 느끼는 체험존도 운영한다.

넥스트VR사는 미국 프로미식축구리그(NFL) 챔피언 결정전 ‘슈퍼볼’을 경기가 열리는 코트 바로 바깥에서 보는 것과 같은 가상현실을 제공하기도 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