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생명공학연구원 김희식 박사팀

해양 미세조류(일명 식물플랑크톤)를 대량으로 배양해 유용한 물질을 생산하는 조건을 찾을 수 있는 '포토바이오박스'를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20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김희식 박사팀은 빛·온도·이산화탄소를 조절해 광합성 생물을 배양하고 물질 생산 조건을 한 번에 탐색하는 장치인 포토바이오박스를 개발했다.

해양 미세조류는 단백질, 지방질 등 유용한 물질을 생산하고 면역력 강화 성분 등을 포함해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의약품 등에 활용할 수 있다.

대표적인 건강기능식품에 스피루리나와 클로렐라 등이 있다.

미세조류는 빛과 온도 등에 따라 최적의 배양환경과 유용물질 생산 조건이 다르다.

지금까지 플라스크나 광배양기를 이용해 조건을 바꿔가며 최적 환경을 찾는 실험을 했으나 방대한 시간과 인력 소모로 연구에 걸림돌이 됐다.

이번에 개발한 포토바이오박스로 실험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게 됐다고 해수부는 설명했다.

이 기기를 사용하면 전자식 터치패널로 온도(4∼50℃), 빛(0∼6만 럭스), 이산화탄소 양을 필요에 따라 조절하고 낮·밤 주기도 설정할 수 있다.

연구진은 포토바이오박스로 미세조류 12종이 성장하고 오일을 생산하는 최적 조건을 파악하기 위한 실험을 했다.

그 결과 플라스크를 이용한 기존 실험방법보다 배지(培地·배양액) 효율은 250배 오르고 배양시간은 120분의 1로 단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토바이오박스는 지난달 국내 특허출원을 마치고 해외 특허도 추진 중이다.

기술이전을 통해 상용 제품으로도 출시할 예정이다.

이상진 해수부 해양수산생명자원과장은 "이번 연구성과로 해양 미세조류를 이용한 고부가물질 개발이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바이오화학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바이오케미컬 엔지니어링 저널'에 실렸다.

(세종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ric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