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창조경제박람회’가 26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막했다. 삼성전자 부스에 마련된 디지털 숲 ‘휴’에서 한 관람객이 초고화질 화면에 펼쳐진 가을 정취를 만끽하고 있다. 박근태 기자
‘2015 창조경제박람회’가 26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막했다. 삼성전자 부스에 마련된 디지털 숲 ‘휴’에서 한 관람객이 초고화질 화면에 펼쳐진 가을 정취를 만끽하고 있다. 박근태 기자
삼성전자가 78인치 SUHD TV 다섯 대와 동작인식센서, 360도 스피커로 낙엽이 떨어지는 운치 있는 디지털 숲을 만들었다. 터널 형태의 공간에 들어서면 실제보다 더 선명한 낙엽 숲길이 눈앞에 펼쳐진다. 발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사각사각 낙엽 밟는 소리가 들려 운치를 더한다.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은 가상현실(VR) 전문기업 오큘러스와 머리에 쓸 수 있는 가상현실 기기 오큘러스 리프트를 내놨다. 고글을 쓰고 허리를 굽히거나 고개를 돌리면 센서가 인식해 자세에 맞춰 시선이 돌아간다.

구글 가상현실 기기 ‘카드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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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코엑스에서 26일 개막한 ‘2015 창조경제박람회’에서는 삼성전자 페이스북 등 첨단 기업과 연구소, 젊고 패기 있는 창업자들이 신제품과 기술을 출품했다. 오는 29일까지 ‘내일을 창조하다’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국내 대기업과 해외 기업, 정부 출연 연구기관, 대학, 벤처기업 등이 1600개 부스를 설치했다.

자율주행 자동차와 무인항공기 등 첨단 기계 기술도 볼거리를 제공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기아자동차 스포티지 차량을 이용해 제작한 자율 주행차를 공개했다. 차 주인이 스마트워치로 호출 신호를 보내면 주인이 있는 곳까지 알아서 찾아오고 목적지에 도착한 뒤에는 주차도 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태양광만을 이용해 국내에서 가장 장시간, 가장 높은 상공에서 머물 수 있는 고(高)고도 무인항공기를 선보였다. 태양광에서 전기를 얻어 비행하는 이 항공기는 지난 8월 고도 14㎞인 성층권에서 24시간 이상 날아다녔다.

현대자동차는 재활환자의 보행을 돕는 착용 로봇을 공개했다. 이 로봇을 다리와 등에 부착하면 다리에 힘이 없는 환자들도 편하게 걷도록 하는 기술이다. KAIST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 휴보와 어깨를 겨루는 국내 로봇 기업인 로보티즈는 지난 7월 중국 허페이에서 열린 세계로봇축구대회에서 우승한 ‘똘망’을 내놨다. 레이더로 움직이는 공과 골키퍼를 인식하고, 전기 모터로를 이용해 걷고 공을 차기도 한다.

이 밖에 눈동자 시선만으로 글자를 입력하는 비주얼캠프의 아이트래킹, 신으면 마사지 효과가 있는 와이에이치라이프의 스트레칭 전용 신발 쿨핀, 밤 9시부터 새벽 4시 사이 비슷한 목적지로 가는 사람들을 위한 실시간 공유 버스서비스인 콜버스 등 창조경제의 정책 지원을 받아 상용화한 벤처기업 제품도 대거 소개됐다. 올해 박람회에는 다양한 부대행사가 함께 열린다. ‘메이커 페스티벌’에서는 대학생들이 국산 애니메이션 캐릭터인 ‘태권브이’를 착용형으로 제작한 작품을 즐길 수 있다. 의수(義手) 기술을 적용한 두 손과 빛 감지 센서로 작동하는 LED(발광다이오드) 눈, 외부 소음에 반응하는 가슴의 ‘V’자 마크 등이 관람객의 관심을 끌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