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과정이 비윤리적이었다”는 이유 등으로 황우석 박사가 만든 ‘1번 배아줄기세포(NT-1)’의 등록 신청을 받아주지 않은 것은 부당하다는 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왔다. 이에 따라 질병관리본부는 ‘NT-1’ 등록 절차를 재개해야 한다. 황 박사가 제출한 ‘NT-1’에 하자가 없으면 황 박사는 줄기세포 논문 조작 파문 이후 11년 만에 인간 줄기세포주 연구를 재개할 수 있게 된다.

대법원 2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24일 황 박사가 질병관리본부를 상대로 낸 ‘줄기세포주 등록반려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1·2심을 확정했다. 1·2심은 “2004년 생명윤리법이 제정되기 전에는 난자 수급과 관련한 윤리적 기준이 명확하지 않았다”며 “난자 수급에 비윤리적인 행위가 있거나 단성생식으로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해서 등록 신청서를 받아주지 않은 것은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NT-1’은 황 박사 연구팀이 핵을 제거한 난자에 인간 체세포를 주입하는 방법을 통해 최초로 수립한 줄기세포주다. 황 박사팀이 만들었다고 발표한 줄기세포 중 유일하게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다. 대법원 판결 직후 황 박사는 “사법부가 ‘NT-1’의 실체를 인정한 만큼 이제 정부도 인간 배아줄기세포 연구 승인에 대해 좀 더 미래지향적으로 검토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황 박사는 “연구 승인만 해준다면 결초보은하는 심정으로 불치병 연구에 온몸을 던지겠다”고 호소했다.

■ 배아줄기세포

embryonic stem cell. 수정한 지 14일이 안된 배아에서 추출한 줄기세포. 인간의 몸을 구성하는 서로 다른 세포나 장기로 성장할 수 있는 분화 능력을 지닌 일종의 모세포로, ‘간세포(幹細胞)’ ‘전능세포’로도 불린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