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용 동영상 스트리밍 스타트업인 에듀캐스트 직원들이 자신들이 만든 플랫폼을 태블릿PC로 보여주고 있다. 김병언 기자 misaeon@hankyung.com
교육용 동영상 스트리밍 스타트업인 에듀캐스트 직원들이 자신들이 만든 플랫폼을 태블릿PC로 보여주고 있다. 김병언 기자 misaeon@hankyung.com
2012년 당시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2학년에 재학 중이던 박태영 에듀캐스트 대표(24)는 온라인으로 파동을 이해하기 위한 기본 원리인 푸리에 급수에 대해 공부하고 싶었다. 하지만 인터넷상에서 관련 동영상 강의를 찾을 수 없는 데다 외국 대학에서 제공하는 열린 강좌는 너무 비싸거나 불필요한 내용까지 포함해 수강시간이 길었다. 학교 선배들에게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전공학습도우미 제도’가 있었지만 기회를 얻기가 쉽지 않았다.

이 경험이 박 대표에겐 창업의 기회로 이어졌다. 같은 세대 학생들을 위해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넘어 특정 주제에 대해 가르치고 싶은 사람과 배우고 싶은 사람을 연결해주는 플랫폼을 만들기로 했다. 동년배인 20대들이 중·고등학교 때부터 동영상 강의에 익숙해져 있다는 점도 반영됐다.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 지 1년6개월 만에 300명 강사가 공개한 강좌가 600개(총 3000시간), 수강생이 2만명을 넘어섰다.

강사 300명·강좌 600개 넘어서

2012년 말 박 대표는 같은 과 동기 두 명과 팀을 꾸렸다. 동영상 스트리밍(실시간 재생) 서비스 개발에 1년이 걸렸다. 기술적인 문제가 해결된 뒤엔 수준 높은 교육 콘텐츠를 모으는 것이 관건이었다. 박 대표는 “초기엔 수강생이 없어 강사 설득이 어려웠다”며 “이메일을 하루 1000개 정도 보내면 돌아오는 답장은 한두 개뿐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주변 지인들에게 부탁해 강의를 찍었는데 실제로 플랫폼을 움직이도록 만드는 데 7~8개월 정도 걸렸다”고 덧붙였다. 현재는 한 달에 50~100개의 강좌가 올라온다.

교육 콘텐츠를 공유하는 플랫폼 특성상 콘텐츠의 질을 어떻게 보장·증명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과 질문이 많았다고 했다. 박 대표는 “콘텐츠의 질은 플랫폼 문화에서 나온다”며 “괜찮은 강좌가 많이 올라와 있으면 유저들이 스스로 어느 정도 수준이 돼야 콘텐츠를 올릴 수 있을지 판단 기준이 생긴다”고 강조했다. 그는 “요즘 20, 30대는 브랜드 학위 등 표면적인 권위에만 의존하지 않는다”며 “서울대 교수 강의라고 듣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강의를 들은 사람들의 평가가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취미·전문지식까지 망라

다양한 주제의 콘텐츠와 강사가 메가스터디 등 기존 온라인 교육서비스와 차별되는 에듀캐스트의 경쟁력이다. 박 대표는 “에듀캐스트는 강사를 선발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강좌를 개설하고 수강생을 모을 수 있는 오픈마켓 형태의 플랫폼”이라며 “규모가 작은 다양한 분야의 시장이 모이면 새로운 교육시장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을 위한 강좌도 개설했다. 박 대표는 “궁극적으로 콘텐츠 유통의 시간, 장소, 언어의 장벽을 없애는 것이 목표”라며 “스타트업에 대한 고급정보가 서울에 편중돼 있고 전문 교육기관이 제공하는 강연을 듣기 위해선 비용도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대학 기초과목 등 강좌부터 애견훈련, 춤 등 취미에 관한 동영상 강의까지 주제에 한계를 두지 않는다.

일본, 대만 진출도 앞두고 있다. 박 대표는 “올여름께 일본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라며 “대만 스타 영어강사도 섭외했다”고 밝혔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