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운 모델 디자인·그립감 빼어나…식상한 UI 아쉬워

LG전자가 전략 스마트폰 G시리즈의 4번째 모델 G4 출시에 앞서 후면 커버(뒷면 덮개)에 천연가죽 소재를 적용했다고 밝혔을 때 사실 뜨악하다는 반응이 많았다.

가죽 소재 커버야 액세서리 시장에도 흔하고 무엇보다 곧 여름이 다가올 텐데 가죽 특유의 끈적끈적한 느낌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장(사장)이 지난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기자간담회에서 '새로운 소재를 적용했다.

기대해도 좋다'고 귀띔하기는 했지만 그게 가죽일 줄은 몰랐다.

29일 서울 코엑스 메가박스 공개행사장 한쪽에 마련된 체험행사장에서 대면한 G4, 특히 브라운 색상 가죽 모델을 만져보고서는 왜 LG전자가 천연가죽을 채택했고 주요 티저 이미지에 이 제품을 내세웠는지 알 만했다.

G4 브라운 모델을 처음 보자마자 떠오른 건 명품 브랜드 멀버리의 브라운 색상 지갑이었다.

값비싼 천연 소가죽이 내는 은은하면서도 깊은맛이 비슷하게 느껴졌다.

촉감이 궁금해 쥐어봤더니 매끈하면서도 착 감기는 가죽 특유의 그립감이 시중에 아이폰6(메탈)와 갤럭시S6(메탈+글래스) 보다 훨씬 뛰어났다.

케이스를 씌우기 싫은 데도 평소에 워낙 자주 스마트폰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범퍼나 케이스를 씌워야 했던 사용자에게는 특히 매력이 있을 것으로 보였다.

손에 땀이 많은 편이라 오래 들고 있으면 불쾌한 습기가 느껴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그러한 느낌은 현재 사용하는 아이폰6(뒷면 알루미늄)보다 더 크지 않았다.

LG전자에 따르면 후면 가죽 커버는 0.001 마이크로미터(1㎛는 100만분의 1m) 모공의 암소 소가죽으로 만들어졌다.

일상생활에서 자주 발생하는 강도의 스크래치도 염려할 필요가 없었다.

손톱으로 제법 세게 긁었지만 가죽 겉면에 씌운 보호 코팅 때문인지 별 흔적이 보이지 않았다.

다만 천연가죽 특성상 물과 맞닿으면 색이 쉽게 변할 수 있기 때문에 이점은 조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가죽 후면 커버 모델은 총 6개 색상으로 구성됐지만 국내에 출시된 제품은 브라운과 아울러 블랙과 스카이 블루 등 3가지다.

레드색상도 있지만 이 제품은 SK텔레콤 단독 출시 모델이다.

블랙과 스카이 블루는 브라운 모델과 가죽 재질 자체가 달랐다.

다소 두꺼운 가죽이었는데 언뜻 보면 투박한 느낌이 들지만 묵직한 그립감을 찾는 사용자에게는 괜찮아 보였다.

특히 스카이 블루 색상은 세련된 느낌이 인상적이었다.

'슬림 아크' 모양의 화면은 G플렉스2보다는 평면에 가까워 심한 곡률에 따른 거부감이 없었다.

다만 평면 화면을 고집하는 보수적인 사용자층을 고려하면 대표 스마트폰 라인업인 G시리즈에도 커브드 화면을 도입한 것이 과연 적절한 선택이었는지는 미지수로 보인다.

또 전면적으로 개편한 UX(사용자 경험)는 기존 G시리즈 사용자에게는 매우 유용할 것으로 보였지만 UI(사용자 환경)은 예전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어 식상해 보였다.

갤럭시S6가 '심플한 사용성'을 내걸고 UI를 모두 뜯어고친 것과 비교하면 아쉬운 대목이다.

한편, LG전자는 체험 전시장의 대부분을 DSLR급이라고 강조하는 후면 카메라 성능 홍보에 상당시간을 할애했다.

크게 조리개값 F1.8의 저조도 촬영 능력, G4에 처음 탑재된 컬러 스펙트럼 센서, 장시간 노출 촬영 기능 등을 내세웠는데 이 기능을 모두 경쟁 모델인 아이폰6, 갤럭시S6와 직접 비교·시연해 눈길을 끌었다.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기자 goriou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