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씨에 매장 분위기는 '차분'

LG전자가 29일 최고급 스마트폰 G4 공개행사를 열고 판매에 들어간 가운데 비교적 지원금을 많이 주는 LG유플러스 매장에 주로 고객이 몰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점심 무렵 궂은 날씨 속에 서울 명동과 종로의 이동통신 3사의 대리점 몇 곳을 돌아봤으나 G4 출시에 따른 열기는 전반적으로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러나 다른 통신사보다 지원금을 많이 주는 LG유플러스 대리점에는 비 오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G4 개통 고객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문의 전화도 자주 걸려오는 모습이었다.

LG유플러스는 최고요금제인 'LTE Ultimate 무한자유 124'로 가입하는 G4의 공시 지원금을 정부가 정한 상한선인 33만원까지 책정하는 등 경쟁사인 SK텔레콤과 KT에 비해 많은 지원금을 제공한다.

관철동의 LG유플러스 대리점은 이날 오전에 방문한 고객 가운데 2명이 G4를 개통했다고 말했다.

대리점 관계자는 "우리가 G4에 지원금을 가장 많이 실어서인지 고객 2명이 단말기 지원금과 20%로 상향된 선택 요금할인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단말기 지원금을 받고 G4를 개통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예약 판매 때부터 문의가 이따금씩 오더니 오늘부터는 G4 개통을 문의하는 전화가 꽤 많이 걸려오고 있다"며 "문의자 대부분은 과거부터 LG 스마트폰을 선호하는 고객이나 카메라 기능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SK텔레콤이나 KT 대리점의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명동에 있는 SK텔레콤 대리점의 한 직원은 "예약 기간에도 문의가 거의 없었는데 오늘도 내점 고객 중에 G4에 대해 물어보는 사람은 없었다"며 "애플의 아이폰6나 삼성전자의 갤럭시S 시리즈가 처음 나왔을 때와는 온도 차이가 있다"고 전했다.

그는 "G4가 갓 출시된 만큼 이번 주말을 지나면서 이런 기류가 바뀔지는 좀 더 지켜봐야 알 것 같다"고 말했다.

인근 KT 대리점 관계자도 G4 출시 열기가 아직 느껴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아직 G4를 개통하거나 문의한 사람이 없다"며 "우리도 벽면에 관련 홍보물만 부착했을 뿐 G4 실물 단말기는 아직 가져다놓지 못해 판매 준비가 안된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LG 스마트폰은 보통 LG유플러스에서 많이 개통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우리나 SK텔레콤의 경우에는 과거에도 G시리즈 스마트폰을 많이 파는 스타일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G4가 마니아층을 거느린 아이폰이나 전 세계 스마트폰 판매 1위 업체인 삼성전자의 갤럭시에 비해 아직 충성도나 선호도가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초반 흥행을 위해서는 입소문이 중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이후 단말기에 대한 지원금이 크게 축소되며 과거처럼 하이엔드(고급) 스마트폰을 찾는 기류가 약세지고 있다"며 "얼마전 나온 갤럭시S6조차 사실상 '반짝 흥행'에 그친 상황에서 G4가 단숨에 큰 반응을 얻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과거 G3도 초반 반응은 별로였으나 써본 사람들의 우호적인 평가가 퍼지며 판매량이 점차 늘어났다"며 "갤럭시S6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매력을 느끼거나 LG전자가 전략적으로 차별화한 카메라, 아날로그적 감성을 살린 뒷면 가죽 소재 등에 끌리는 사람이 얼마나 많을 것이냐가 G4 흥행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ykhyun14@yna.co.kr